<원대신문> 창간 61주년을 맞아 <원대신문>이 배출한 유시혁 기자(일요신문사 비즈한국), 임채두 기자(연합뉴스), 김명원 씨(원광대학교 LINC+ 사업단)를 초청해 <원대신문>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선배들에게 듣다'는 지난 10월 29일 원대신문사에서 진행됐다. (임채두 기자 서면 인터뷰 진행) /편집자

 
"학보사 기자 활동, 남들은 하지 못하는 기사 쓰는 스킬 배울 수 있어"
 "기사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 기사 읽었는지가 중요"
43기 편집장 유시혁
"2006년 <원대신문>의 편집권 훼손 사건, 언론의 자유 깨닫는 계기"
"대학언론사 재직 경력 양날의 칼, 대학신문 기자 편견과 싸워"
44기 편집장 임채두

"남이 이미 쓴 기사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 비판적 목소리 어려워"
"객관적 중립적 시각 가져야 좋은 기사, <원대신문>기자 자부심 가져라"

52기 정기자 김명원

"<원대신문>의 자긍심은 오롯이 학보사 기자들이 만들어내는 것"
"시대 흐름에 발맞춰야 대학생 독자들이 찾는 대학신문으로 거듭날 수 있어"

56기 편집장 오병현

 

사회 : 대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유 : <원대신문> 43기 편집장을 역임했었던 유시혁이라고 합니다. 2003년에 입학했고, 2010년에 행정언론학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지금은 일요신문사 비즈한국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임 :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에 근무하는 임채두 기자입니다. 원광대학교 재학 중이던 2004년 원대신문사 44기로 입사했고, 2006년에 편집장을 맡았습니다. 원대신문사는 기자라는 꿈을 안고 있던 저를 성장시켰고, 제 꿈을 현실로 인도한 곳이기도 합니다.

김 : 저는 <원대신문> 52기 기자로 활동했던 김명원(2012학번)입니다. 16년도 8월에 졸업했고, 지금은 원광대학교 LINC+ 사업단에서 신입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회 : 원대신문 기자 활동을 하면서 자랑스러웠던 일이나, 뿌듯했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유 : 2005년 8월에 국가보훈처와 문화일보가 공동 주최했던 광복 60주년 기념 '대학생 기자단 중국 항일유적 탐방'에 일주일 정도 참여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전국의 학보사 기자들과 함께 중국에 있는 항일 유적지를 방문했습니다. 그 자리 자체도 좋았지만, 학보사 기자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문화일보에 제 기사가 실려서 흐뭇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임 : 벌써 61주년을 맞았다니 그간 수고한 후배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제가 몸담았던 곳을 훌륭하게 이끌어준 데 대해 고마울 따름입니다.

김 : <원대신문> 활동을 하면서 자랑스러웠던 일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좋았던 일은 많이 있습니다. 학교 축제 때 연예인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는 점, 이력서를 작성할 때 학보사 경험을 내세울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지금 몸담고 있는 LINC+사업단에서도 사진을 찍거나 보도 자료를 쓸 때, 일을 많이 맡겨주시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원대신문> 기자로 활동했던 경력이 뿌듯하게 느껴집니다.

사회 : 대학신문 기자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유 : 그 당시 '일하는 원광인'이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는 코너였는데, 그때 만났던 선배들한테 인생의 조언과, 취업과 관련된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전 MBC 아나운서 국장이셨던 성경환 선배입니다. 그때 인터뷰했던 것과 연예인을 가까이서 보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임: 2006년 여름방학 전 대학 당국이 우리 <원대신문>을 빌미로 원광대학교와 당시 원광보건대학의 통합의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해 우리 <원대신문>의 편집권을 훼손했던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당시 <원대신문> 행정담당자는 '대학 당국의 지시'라는 이유를 들어 이미 편집이 마무리된 신문의 사설을 빼고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사설을 게재했습니다. 기획기사도 드러내고 비슷한 내용의 기사로 대체했습니다. 부당함과 모욕을 느낀 저와 후배 기자들은 신문이 배포되는 시간에 맞춰 신문을 수거하고 학교 측에 항의했습니다. 그리고 신문 제작을 거부 투쟁에 나섰습니다. 대학신문을 학교 홍보지로 인식하지 말아달라는 간절한 호소와 함께 절필 선언을 했습니다. 이후 편집권 침해 사건에 관여한 담당자의 사과를 받는 선에서 사건이 일단락됐고, 신문사 기자들도 이를 신문 제작의 명분으로 삼아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편집권의 준엄함과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깨달은 계기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대신문> 역사상 치욕적인 일이기도 했지만 <원대신문>이 학교홍보지가 아님을 증명한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기에 그때의 경험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김 : 학보사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대학생활의 8할 정도는 신문사에서 지내게 됩니다. 저도 마감이 다가올 때나, 창간기념호와 같은 특집 기사를 쓸 때면 신문사에서 밤을 지세우곤 했습니다. 제가 <원대신문> 기자 생활을 할 때 눈이 펑펑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신문사 동기들끼리 눈싸움을 한 적이 있죠. 잠깐 동안의 눈싸움이지만 소중한 추억이었습니다. 또한, 중앙일보 초청을 받아 제가 찍은 사진이 중앙일보에 실린 게 기억에 납니다.대학신문 기자 활동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모든 순간이 다 소중합니다. 제 대학생활의 대부분이 신문사에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니까요.

사회 : 현재 기자 활동을 하고 계신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갔을 때 원대신문 기자로 활동한 경력이 많은 도움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유 :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신문을 만들 시간에 토익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취업에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보사 활동은 기사 쓰는 능력을 키우기에는 최고입니다. 왜냐하면 3년 동안 남들은 하지 못하는 기사 쓰는 스킬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기자로 취업했을 때 기사 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원대신문> 기자로 활동한 것이 제의 기자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 : 사실 대학언론사 재직 경력은 양날의 칼입니다.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보다 나을 테지만, 일선 언론사에 응시하면 대학언론사 기사 출신에게는 한 가지 고정관념이 박힙니다. "취재를 어설프게 배웠기 때문에 어설픈 태도로 어설픈 기사를 쓸 것이다"라는 말이죠. 사실 틀린 말도 아닙니다. 대학언론 기자들이 배우는 취재요령은 대물림하는 기술(?)이며 기자교육 프로그램도 일선 언론사에 한참 밀립니다. 또, 잘못 배운 습관을 고치는 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는 언론사를 목표로 여러 언론사 시험에 응시하면서 이러한 우리나라 대학신문 기자에 대한 편견과 싸우기도 했습니다.

김 : 학보사에서 항상 글을 쓰다 보니 사회에서 글 쓸 일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보다 수월하게 해내는 편입니다. 글의 구성과 깊이를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보사에서 터득한 글쓰기가 학보사 밖에서도 많이 쓰일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대학언론의 위기가 오래전부터 찾아왔다고 말하곤 합니다. 대학언론의 위기가 일어난 이유에대해 진단해주십시오.

유 : 대학신문의 위기를 우리 <원대신문>으로 범위를 좁혀 말하겠습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원대생들은 <원대신문>을 잘 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고민해 봐야 할 게 있습니다. 최근 원광대학교의 가장 큰 문제로 불거진 것이 올 초에 치러진 경선(대선)에 일부 원대 학생들이 참여했던 사건일 겁니다. 그걸 JTBC에서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오히려 대학언론사인 <원대신문>이 더 먼저 기사를 써야 했던 게 맞지 않았나 싶습니다. 경선 참여 기사를 <원대신문>에서 먼저 보도하고, 타 중앙지에서 받아썼다면 <원대신문>의 위상이 크게 신장되었을 것이라 예단해 봅니다. 그 당시 <원대신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이처럼 대학언론의 위기라고 얘기하는 것은 대학생들이 신문을 읽지 않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그렇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원대신문>을 읽게끔 시선을 끌어들이는 콘텐츠가 있는가'라는 고민을 한 번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 : 대학언론의 위기는 종이신문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시대가 변해 신문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자 역할에서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로 변모해야 합니다. 정보 홍수 시대에 신문이 갖고 있는 정보보다 SNS 상의 정보가 더 정확할 수도, 심지어 훨씬 더 빠르게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류에 뒤늦게 편승한 것이 종이신문 위기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수용자 중심의 정보 전달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김 : 대학언론에 위기가 찾아온 이유는 인터넷 신문의 발달과 신문을 잘 읽지 않는 학생들의 풍토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대학교가 지식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학생이 취업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을 다닙니다. 취업 때문에 바쁘고, 학점 관리 때문에 바쁘다 보니 다른 곳으로 눈 돌릴 시간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신문 읽을 시간에 자기 학점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신문은 뒤편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사회 : 대학언론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많은 학보사가 디지털 퍼스트 구축에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이신문을 찾습니다. 대학언론에 종이신문이란 의미는 무엇인가요?

유 : 아직까지 수많은 언론사가 종이신문을 포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때문입니다. 언론사도 기업입니다. 당연히 직원한테 보수를 지급해야 하고, 영리도 추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종점에는 광고비가 등장합니다. 종이신문에 광고가 실려야 기업에서 광고비를 지급해줄 수 있습니다. 물론 홈페이지나 뉴스 기사에 팝업창 광고가 실리긴 하지만, 그것보다 아직은 종이신문에 들어가는 광고가 단가가 더 높기 때문에 종이신문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봅니다.

요즘 중앙지 같은 경우는 직접 사서 읽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을 위해 종이신문을 생산하는 것보다는, 영리를 목적으로 생산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대학언론이 종이신문을 만드는 이유는 영리가 목적이 아닙니다. 대학언론 중에서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언론의 창구는 아직까지는 종이신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중 누가 스마트폰으로 신문사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서 뉴스를 보겠습니까. 그리고 <원대신문>도 애플리케이션이라든지 SNS 페이지 이외에는 <원대신문> 기사를 읽게 하는 방법이 없습니다. 기사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직은 종이신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임 : 종이신문의 위기가 꾸준히 제기되는 지금 종이는 그저 전통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작은 사각의 한정된 지면의 종이신문에 모든 걸 담아내기보다 더 많은 수단을 동원해야 합니다.
 
김 : 제 후배 편집장들도 그렇고, 디지털 퍼스트 구축을 한다고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종이신문을 계속 고집합니다. 종이신문을 발행하지 않으면 기자들 입장에서는 편할 수도 있습니다. 마감에 쫓길 일도 없고, 매주 12면씩 안 찍어도 되기 때문입니다. 종이신문은 대학신문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보사의 상징 말이죠.
 
사회 : 원대신문은 지방대학 학보사입니다. 그 때문에 수도권대학 학보사보다 비판의식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 : 수도권대학 학보사보다 비판의식이 약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은 자존감이 낮아서 나온 생각인 것 같습니다. 수도권대학 학보사가 비판의식이 강하다고 객관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최근 <원대신문> 기사들을 읽어보니 대부분 학교 행사기사 위주였습니다. 유일하게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곳이 기자의 시각 정도입니다. 비판의식이 약하다는 건 콘텐츠랑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학내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이라든지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찾는 기획기사가 필요합니다.
 
김 : 저도 항상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에도 그렇고 과거에도 그렇고 대학언론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컨대 1면을 백지로 낸 대학신문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편집권 침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말이죠. 대학언론 기자들이 원하는 기사를 쓰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원대신문>만 봐도 대학 당국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주로 싣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론기관의 자치적인 독립에 앞서서 해야 할 것은 객관적인 사실 보도가 선행돼야 합니다. 다음으로 누구보다 빨리 기사를 써야 합니다. 남들이 이미 다 쓴 기사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기자정신과도 거리가 멉니다. <원대신문> 기자들도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 해야 하는 얘기를 쓰기 위해서는 자신이 발견해낸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회 : 대학언론 기자가 가져야 할 언론관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 : 저는 아직 뚜렷한 언론관이 없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기자를 하면서 팩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문의 역할은 단순히 오늘 일어난 일을 오늘 기사로 내보내는 것만이 아닙니다. 나중에 이게 역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역사를 기록하는 건 어느 곳이든 할 수 있겠지만, 신문만큼 역사를 잘 기록해내는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뉴스가 중요하고, 그에 따른 콘텐츠 개발도 필요합니다. 언제 다시 나올지 모를 국정농단 같은 사건을 10년 후, 20년 후의 우리 자녀들이, 혹은 우리 후배 기자들이 찾아볼 수 있는 곳은 신문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원광대학교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도 <원대신문>의 주요 역할입니다.
 
김 : 학보사 기자는 학교와 신문사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관철해야 합니다. 학교당국의 입장만 대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학생들의 주장에만 동조할 수도 없는 게 대학신문 기자입니다. 객관적인 시선과 중립적인 시각을 가져야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대학언론과 기성언론의 차별화, 전문성 부족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 : 대학생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젊다는 것, 아직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좀 무모한 도전도 해볼 수 있다는 것들 말입니다. 대학언론의 주 독자층은 대학생들입니다. 요즘 기성언론들은 카드 뉴스라든지, 동영상 뉴스를 만드는 데 혈안이 돼 있고, 그게 오히려 더 파장력을 일으키는 추세입니다. 총 10개의 기사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조회 수가 하나 당 100건이 나왔다고 하면, 총 10개의 기사를 1천 명이 나눠서 읽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사를 동영상 뉴스나 카드 뉴스로 만들게 되면, 1천 명이 한 기사 전체를 읽게 됩니다. 그러므로 기사를 무조건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사를 읽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 : 대학언론은 기성언론보다 전문성이 부족합니다. 취재나 기사작성을 업으로 삼는 일선 기자들과 대학언론사 기자들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기성언론에 창의력과 상상력이 밀리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기성언론들은 대학언론을 보고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기성언론은 솔직하고 개성 넘치는 대학언론을 기대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20대 젊은이의 시각으로 작성한 기사는 기성언론에게도 자극이 됩니다. 대학언론이 무기로 삼아야 할 것도 이것입니다.
 
김 : 개인적으로 저는 학보사 기자 생활을 하면서 부끄러움을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이미 다 게재된 내용을 다시 취재하는 경우 무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럴 때면 제가 기자인지, 아니면 기자 놀이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후배 기자들은 기성언론에서 쓰지 않은 기사, 대학생의 시선으로 쓸 수 있는 기사에 집중했으면 합니다.
 
사회 : 최근 학보사의 입지가 줄어드는 추세이고, 인원 충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학언론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지 않다는 게 정설입니다. 대학언론이 학생들에게 관심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 : 요즘 기성언론에서 나오는 콘텐츠 중에서 대학생과 관련된 뉴스를 보면, SNS페이지와 관련된 기사가 많습니다. 페이스북에 있는 대나무숲이란 페이지만 봐도 대학생들이 자기 목소리, 자기 이야기, 대학생활 중에 겪었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창고입니다. 쉽게 말하면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자유 게시판에 자신의 일상적인 얘기를 올리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원광대학교에도 대나무숲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타 대학교들에 비해 활성화가 안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원대신문>이 직접 나서서 운영한다면 제보도 많이 들어올 것이고, 대학생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기사가 나올 것입니다.
 
김 : 일단 홍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이상적인 얘기지만, 신문사 내의 복지라든가, 기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더 커진다면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 : 마지막으로 원대신문이 이번에 61주년을 맞이했는데, 원대신문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유 : 요즘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대신문>도 취업 쪽에 초점을 맞추고, 대학생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예컨대 예전에 '일하는 원광인'이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코너였습니다. 취재를 하다 보면, 먼저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들에게 인생의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하는 원광인' 코너를 다시 부활시켜 보기를 제안해 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대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취업난입니다. 취업 때문에 학보사 지원자가 줄어들고, 행사 위주의 기사들로 <원대신문>이 채워지게 된다면 <원대신문> 구독률은 더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원대신문> 기자로 활동할 때 보면 어떤 학생들은 <원대신문>을 비 올 때 우산 대신 쓰고 다닌다거나, 식탁보로, 또는 잔디밭에서 회식할 때 방석처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친숙했다는 얘긴데, 요즘엔 스마트폰이 있으니 신문 읽지 않는 학생들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신문을 잘 읽지 않는 학생들에게 신문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려줄 수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 : <원대신문>이 지금까지 오는 데 위기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원대신문>은 잘 헤쳐 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대학과 학생을 위해 고민하는 학보사 기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기들끼리의 유대감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료들이 서로 신뢰감을 갖고 열심히 기자 활동을 하다 보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겁니다. 일반 학생들은 감히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대학 학보사의 특권입니다. <원대신문> 기자 활동이 마냥 즐거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자신 있게 <원대신문> 기자였다고 자랑합니다.
 
 녹취 정리 : 김정환 수습기자 woohyeon17@wku.ac.kr
 
 
   열심히 일한 <원대신문>, 더 열심히 일하라, 영원하기 위해서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마라
 
 대학언론이 위기라고 말하기 무색할 만큼 위기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창간 61주년을 맞이한 지금도, 51주년에도, 41주년에도 위기는 모습을 달리한 채 계속됐다. <원대신문>은 이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고자 선배 기자들과의 대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방법을 찾기 위해 마련된 자리는 곧 반성의 자리로 바뀌었다. 대학언론이 위기에 빠졌다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학생 독자들이 대학신문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대신문>은 대학생들의 탓으로 돌렸다. 쉽게 말해 남 탓을 했다. 근래에 가장 많이 기사화된 주제는 학교 행사였고, 단독으로 보도한 기사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신문이 가득 찬 가판대만 바라보고 있었다. 허나 이제는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대학생의, 대학생에 의한, 대학생을 위한 <원대신문>으로 거듭나야 한다. 학생들이 <원대신문> 뉴스를 쉽게 접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디지털 퍼스트를 구축해야 하며, 공개적으로 내지 못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성언론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는 가운데, 대학생이 만드는 <원대신문>이 시대의 흐름을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 대학생 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콘텐츠 생산에 주목하고 실천할 때다. 더욱 깊은 곳을 보기 위해서 민감한 시각을 길러야 할 때다.
   대담을 통해 굳어진 사실 하나가 있다. <원대신문>의 자긍심은 기자들이 만든다는 것. 이전에 없던 기사를 써내야 오롯이 <원대신문>만의 기사가 된다. 이는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고고학자의 자세로, 대학생의 자세로, 기자의 자세로 사회를 바라보고 알릴 <원대신문>을 주목해주길 바란다.
  오병현 기자 qudgus0902@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