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중화요리는 그 맛이 좋아 "먹을거리는 역시 중국(吃在中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음식에 담긴 문화 또한 역시 풍부하고 재미있다.
 오늘은 중국요리 이름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중국식당의 메뉴판을 보면, 한국요리 이름과 마찬가지로 요리 이름을 통해 주로 사용된 재료와 조리 방법을 대충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西炒蛋'(토마토계란볶음), '海盖(해물덮밥), '拌瓜'(오이무침) 등은 이름에서 재료와 조리 방법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엉뚱한 경우도 있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혹시 '狗不理包子'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발음은 '거우뿌리 빠오즈'이고, 뜻은 '개도 쳐다보지 않는 찐 만두'라는 의미다. 이 음식은 중국 톈진의 유명한 고기만두로, 발효된 밀가루를 만두피로 사용하고 고기와 각종 양념을 소로 넣어 찐 떡류의 일종이다. 막 찜 솥에서 꺼낸 흰 만두는 말랑말랑하고 크기도 고르며 맛도 일품이지만, 국화꽃 모양으로 빚어 형태 또한 아주 예쁘다.
 그럼 왜 이렇게 예쁜 찐 만두를 '개도 쳐다보지 않는 만두'라 부르게 되었을까?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런 내력이 있다고 한다. 대략 150여 년 전에 아명이 '강아지'라는 한 젊은이가 톈진의 한 만둣집에서 일하면서 3년 동안 만두 빚는 법을 배우고 난 뒤 자신의 가게를 내게 되었다. 그런데 이 '강아지'가 빚은 만두가 너무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많이 몰리게 되었고, 끝내는 아무리 부지런히 빚어내도 못 사고 돌아가는 손님들이 생겨났다. 길게 줄을 섰던 손님들이 만두를 달라고 '강아지, 강아지'하며 그의 이름을 불러댔지만, 만두 빚는 데 몰두한 그는 손님들의 부름에 대답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렇게 되자 사람들은 "강아지가 쳐다보지도 않는다"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그가 빚은 만두까지도 그렇게 불렀다. 이 이름이 붙은 뒤 서태후까지도 그의 만두를 가리켜 "산중에서 걸어 다니는 짐승이나, 구름 속에서 날아다니는 기러기나, 내륙 지역의 가축이나 바닷속의 해물들 모두 '거우뿌리'보다 못하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런 전설이 전해질 정도로 유명했던 그의 만두는 지금도 '개도 쳐다보지 않는 찐 만두'라 불리고 있다.
 또한, 고기를 즐겨먹는 사람이라면 쩌쟝요리의 일종인 ' 坡肉'(뚱퍼러우)를 추천하고 싶다. 맛은 물론이고, 이 요리 이름에 얽힌 이야기 또한 재미있다. 그런데 중국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 요리 이름에 들어가 있는 ' 坡'는 중국 북송시대의 유명한 문학가이자 당송팔대가인 소식(쑤쓰)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 돼지고기 요리 이름에 왜 이 유명한 문학가의 이름이 들어가 있을까? 기록에 따르면, 소동파는 시와 서예뿐만 아니라 요리 솜씨도 뛰어나 늘 지인들에게 손수 요리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제일 좋아하고, 또 잘 하는 요리가 ' 肉'(훙싸오러우)였다. 그가 항주에서 벼슬을 할 때 서호를 준설하여 서민들이 수해를 피하고 농사를 잘 지을 수 있게 되었고, 뿐만 아니라 환경을 개선하여 오늘의 아름다운 서호 풍경을 형성하였다고 한다. 현지의 백성들은 이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설날에 소동파가 제일 좋아하는 '훙싸오러우'의 주재료인 돼지고기를 술과 함께 소동파 댁으로 들고 갔는데, 소동파는 그 고기를 서호 준설에 참여한 인부들과 함께 먹어야 된다고 생각해 술과 함께 수고한 인부들에게 나누어주라고 명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고기와 술을 함께 나누어 주라는 말을 고기에 술을 넣어 조리하라는 뜻으로 오해하여 요리할 때 술을 넣어 만들었는데, 그 결과 맛이 원래보다 훨씬 더 좋았다. 그 후부터 사람들은 양념으로 술이 많이 들어간 이 '훙싸오러우'를 '뚱퍼러우'라 불렀고, 날이 갈수록 유명해져 오늘까지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나중에 기회가 돼서 중국에 가면, 이런 중국 문화들이 스며들어 있는 요리들을 맛보고 음식을 통한 중국 문화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제안을 하고 싶다.

  차정화 교수(공자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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