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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시각]피해자가 먼저다
문승리 수습기자  |  anstmdfl9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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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0  21: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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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먹고 운전하면 벌 받고, 술 먹고 애를 이 지경으로 만드는 건 봐준다는 게 말이 되냐고."

   
 
 '조두순(가명)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소원'에 나온 대사이다. 소원이 아빠의 절친 광식은 낮은 형량의 재판 결과를 듣고, 마치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듯 크게 소리쳤다.
 '조두순 사건'은 지난 2008년 12월 등교 중이던 초등학교 1학년 A양을 화장실로 끌고 가 잔혹하게 성폭행한 사건이다. A양은 탈장 증세로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대장과 항문 등이 80% 손상됐다. 이 사건으로 A양은 신체 일부의 기능을 영구적으로 잃었고, 평생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됐다. 당시 검찰은 범행의 잔혹성을 고려해, 전과 18범인 조두순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피의자가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감안해, 최고형 대신 징역 12년 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극악한 범행에 비해 낮은 형량으로 인해 온 국민과 여론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지난 9월 6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게시판에 한 시민이 '조두순을 재심해 무기징역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청원은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49만 명이 동의했다. 국민청원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참여 인원이라고 한다. 청원운동으로 인해 '조두순 사건'이 다시 사회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는 '일사부재리 원칙(형사소송법상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을 들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결국 출소 후 전자발찌 7년 착용이 최선인 셈이다.
 '조두순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서 우리나라는 성범죄자들이 살아가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해자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조두순이 가명이라는 사실이 새삼 충격적이었다. 또한, 사건 발생 초기에는 '나영이(가명) 사건'으로 불렸다. 비록 가명을 쓰긴 했지만,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유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비판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언론은 '조두순 사건'으로 고쳐 부르기 시작했다. 조두순은 흉악범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언론에 공개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법원은 조두순이 출소 후에 얼굴과 실명, 나이, 거주지 등 신상정보를 10년간 등록하고, 5년 동안 공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정보의 경우 언론이 보도할 수 없고, 개인 확인 용도로만 쓸 수 있게 돼 있다. 즉, 개인적인 열람 용도로는 확인할 수 있지만, 이를 캡처하거나 유포하는 것은 위법행위라는 것이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 성범죄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대검찰청의 '2016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지난 10년 동안 34.5% 증가했다. 이렇게 증가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처벌 수위가 너무 낮아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동·청소년 성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의 강도를 훨씬 강화해야 한다.
 외국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무겁다. 미국의 경우, 아동 성범죄에 최소 징역 25년을 선고하며, 거주지 제한정책을 실시한다. 영국과 스위스는 무기징역을, 프랑스는 최소 2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한다.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성범죄의 솜방망이 처벌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조두순은 3년 후인 오는 2020년 12월에 출소한다. 3년 뒤에 흉악범이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활보하며 다닌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끔찍하기까지 하다. 흉악범들을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이 참 씁쓸하다. 앞으로 남은 3년.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시간이다. 정의가 실현되는 나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피해자와 그 가족의 인권이 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문승리 기자 anstmdfl9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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