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의 큰 자랑거리인 중화요리는 맛도 좋지만 음식에 담긴 문화 또한 역시 풍부하고 재미있다. 이번에도 계속해서 중국요리 이름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후쩬(福建)요리 중에 '불도장(佛跳이라는 요리가 있는데, 처음 요리 이름을 들었을 때 이상한 생각이 들 것으로 예측된다. 왜냐하면 '佛跳이 '불(佛)이 담장을 뛰어넘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 요리는 왜 이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 요리의 가장 큰 특이점은 재료 종류가 유난히 많다는 것이다. 이 요리에는 닭고기, 오리고기, 돼지고기, 양 뒷다리 고기, 해삼, 전복, 말린 조갯살, 돼지 발굽 힘줄, 돼지 위, 생선 입술, 중국식 햄 등 20여 가지가 넘는 주재료와 표고버섯, 겨울 죽순, 비둘기 알 등 부재료가 들어간다. 재료들을 쏘싱( 술 단지에 넣은 뒤 쏘싱주( 酒)와 육수를 넣어 연잎으로 잘 덮고 그 위에 공기를 거꾸로 엎어 약한 불로 3시간 정도 익혀내면, 국물 맛이 신선하며 부드러울 뿐 아니라 입안에 향이 가득 감도는 요리가 완성된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 요리는 1899년에 푸저우(福州)의 한 관리가 아첨을 떨기 위해 만들었고, 요리 이름을 '복수전(福全)'이라 지었다고 한다. 훗날 관저에서 요리를 담당했던 정춘발이라는 사람이 이 요리를 개조하여 '쮜춘원(聚春이라는 식당을 개장할 때는 크게 이름을 떨쳤다고 한다. 어느 날 서생 몇 명이 이 식당에 모여서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이 요리를 탁자에 올려놓고 뚜껑을 열자 그 물씬 풍기는 향기에 도취된 한 수재가 '단계훈향표사린 불문기선도장래( 香四佛跳라고 시를 지었다고 한다. 이 시를 한국말로 풀이하면, '단소팔보 요리의 뚜껑을 여니 고기 냄새가 사방에 퍼져나가 참선하던 승려가 담을 뛰어넘어 먹으러 왔네'라는 뜻이라고 한다. 또한, 푸저우 지역의 방언에서 '복수전'과 '불도장'은 발음이 비슷하다고 한다. 그 뒤로 이 '복수전'이라는 요리에 '불도장'이라는 이름이 붙어 지금까지 내려오게 되었는데, 현재까지 약 100여 년이 되었다.
 유명한 청두요리인 '부부 폐편(夫妻肺片)'도 사연이 있는 요리다. 요리 이름만 보면, 주재료가 가축의 폐로 추측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다. 소개에 따르면 이 요리에는 싱싱한 소고기와 소 위, 심장, 혀, 머리 고기 등이 주재료 사용될 뿐, 소폐는 사용되지 않는다. 조리법 역시 재료들에 여러 가지 양념을 넣어 딱딱하지도, 물렁하지도 않을 정도로 삶아서 식힌 후 적당한 크기로 썰어 각종 양념과 함께 무치면 된다고 한다.
 그럼 가축의 폐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요리를 왜 '부부 폐편'이라고 불러왔을까?   관련 자료에 따르면, 1930년대 청두(成都) 근처에 곽조화(郭朝라는 남자가 있었는데 아내와 함께 거리로 다니면서 소의 폐를 얇게 썰어 무친 음식을 팔았다고 한다. 그들 부부는 식재료를 엄선할 뿐만 아니라 조리를 할 때에도 정성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에 음식의 겉모양이나 맛이 다른 가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이후 사람들은 이 음식을 구별하여 부르기 위해 '부부 폐편'이라는 이름을 지어 불렀고, 1933년에 곽 씨 부부가 청두 빤뻰챠우(半 근처에 가게를 열고 가게 이름도 정식으로 '부부 폐편'로 정한 뒤 간판도 검은 바탕에 금색 문자로 통일했다. 그 뒤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청두 지역의 대표 요리로 성장했고, 상표도 유명 브랜드로 등재됐을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체인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도 했다. 또한, 식당 규모도 크게 확대되어 큰 주점으로 성장한 체인점들도 있다고 한다. 언제부터 이 요리의 주재료가 소의 폐에서 소고기와 다른 재료들로 바뀌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그 맛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분도 중국을 방문하게 되면, 승려도 그 향에 끌려 담장을 뛰어넘는다는 '불도장'과 가축 폐가 전혀 들어 있지 않은 '부부 폐편'을 맛보기 바란다. 그때 요리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시 보기'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차정화 교수(공자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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