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문학상> 시 부문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처음 당선 소식을 접했을 때, 얼떨떨하고 신기했습니다. 시를 쓴지 얼마 되지 않아 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김용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제게 상을 주신 분들의 이름에 먹칠이 되지 않게 더욱 열심히 시를 쓰도록 매진하겠습니다. 또한, 소설만 쓰던 제게 시의 언어를 가르쳐주신 문예창작학과 교수님, 수상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기뻐하시던 부모님, 함께 작품을 합평하는 문청들과 더없이 소중한 친구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시 부문에 지원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시를 쓴지는 일 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애당초 시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쓰기 시작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 부문에 지원한 결정적 계기는 우리대학 프라임사업의 일환으로 시 창작 수업을 수강하는데 그때 매주 한 편씩 시를 써갔습니다. 이번 「격자」라는 시도 그때 썼던 시들 중 하나입니다. 담당 교수님께 들고 갔을 때 꾸중을 들을까 걱정했었는데, 좋게 봐주시고, <김용문학상>에 지원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아 시 부문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시 「격자」는 어떤 영감을 받아 쓰게 되었나요?
대학교 1학년 시절,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콜센터 아르바이트는 24시간 운영되고, 시간별로 나눠서 교대로 근무를 하게 됩니다. 새벽과 낮, 밤 시간에 관계없이 콜센터에 전화가 오게 되는데, 사람들은 자기에게 해주는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말을 하거나 욕을 하고, 심지어는 술에 취해 장난전화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 또한 아르바이트생이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이 손님들에게 치이는 모습을 보며 파리채에 휘둘리는 파리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간접적으로 폭력에 노출돼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내용을 토대로 시 「격자」를 쓰게 됐습니다.

본인만의 시를 쓰는 노하우가 있나요?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을 때, '내가 이렇게 솔직해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너무 신기했습니다. 소설을 쓸 때는 써야 할 분량이 많아 인내심이 필요했는데, 시는 소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결과물이 빨리 나오게 돼 통쾌하고 시원했습니다. 또한, 감정을 표출하는 데 더욱 솔직한 방법인 것 같았습니다. 시를 쓰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러하겠지만, 슬픈 감정을 가지고 시를 쓰게 되면 조금 전까지 행복하게 보였던 것들이 다르게 보여 새로운 시각에서 시를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시를 쓸 때, 좋아하는 자우림 밴드의 우울한 노래를 듣고, 슬픈 생각을 많이 합니다.

시 「격자」를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시를 쓰면 항상 '너무 짧다, 소품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이번에는 많은 생각을 거쳐 장대하고 길게 써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길다'고 하셔서 분량을 줄이는 것이 개인적으로 무척 힘들었습니다. 또, 생각해 놓은 것이 많고, 장면도 그려지는데 막상 글로 표현하려고 하니 적당한 문구와 묘사가 떠오르지 않아 어려웠습니다.

시 부문 수상자로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소설을 쓸 때도 시를 많이 읽었습니다. 시를 읽고 좋은 시들을 따라 써보면서 어떤 문장을 써야 하는지, 어느 부분에 묘사가 들어가야 하는지를 아는 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입시 준비 중 슬럼프에 빠졌을 때 한 분이 "어렵고 지루한 문장들이 많은 와중에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라고 충고를 해주셨습니다. 학생 여러분들도 자신의 마음에 와닿는 한 문장을 찾기 위해 문학을 가까이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김하영 기자 hamadoung13@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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