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설 연휴, 고향에 돌아간 25세의 한 젊은 여성과 31세의 총각이 설날 하루에만 수많은 횟수의 소개팅에 나갔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는 농촌지역 젊은이들이 도시로 진출하면서 결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의 산동(山), 호북(湖北), 안휘(安徽) 등의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제적으로 낙후한 지역에서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한다. 안휘(安徽), 챤산(山)의 한마을에 인구가 2천여 명인데 30세를 넘긴 미혼 남성이 무려 50여 명이나 되었고, 호북(湖北) 남쪽의 한 산악 마을에도 역시 2천여 명의 인구 중 이미 혼령에 접어들었지만 결혼을 하지 못한 남성이 190여 명이나 된다고 기사에 실렸다. 옛날에는 처가로 들어가서 생활하는 대가로 결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현재는 이런 방법도 통하지 않아 경제상황이 어려운 남성들은 결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현실은 농촌 지역 미혼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 사건으로 이어져 점점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럼 개혁 개방을 통해 근 40년의 빠른 발전으로 국력이 크게 성장한 중국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을까? 기자는 자신의 조사에 근거하여 혼령에 접어든 미혼 남성들이 점점 늘어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래 3가지라고 밝혔다.
 
첫째, 엄청난 결혼비용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남자 쪽의 결혼 부담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훨씬 크다. 특히 한국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 (차이리)'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결혼을 약속하게 되면 남자 쪽에서 여자에게 일정한 액수의 돈을 주는 풍습이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이긴 하지만 그 액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빈곤한 청년들은 이 차이리 때문에 부모의 도움 없이는 결혼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심한 경우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혼령 남자들도 적지 않다. 특히, 경제가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이나 농촌지역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산동, 안휘의 농촌 지역에서는 이 차이리가 무려 1천 500만 위안(2천 500만 원)으로 올랐는데, 이는 보통 직장인의 월급으로 비교해보면 엄청난 액수다. 또한, 많은 도시에서는 이 차이리 외에도 새집 마련과 자가용까지 요구하는 여성들이 있어 남자 쪽에서는 결혼 부담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이 차이리와 집 외에도 결혼식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데, 그 모든 비용을 전적으로 남자 쪽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균형이 깨진 남녀 비례
 중국은 전통적으로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가 80년대 초반부터 '일가족 일자녀'의 인구정책을 실시하면서 남녀 비례의 균형이 깨졌다. 2017년 연말 통계에 따르면, 중국 총 인구의 성별 비례는 104.81로 남자가 여자보다 3천 266만 명 더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자의 이번 현지 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고, 결혼 적정기의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셋째, 유동성이 큰 안정적이지 못한 생활
 현재 중국은 세계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또한 큰 성과를 거두어 서민들의 생활의 질은 크게 향상되었다. 하지만 지역 간의 발전, 특히 대도시와 농촌의 발전이 엄청 불균형하기 때문에 낙후된 지역과 농촌의 인력이 대도시로 이동을 한다. 이는 그들로 하여금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안정적이지 못한 생활을 하게 한다. 여러 도시로 떠돌아다니면서 일하기 때문에 결혼은 고사하고, 이미 결혼한 사람들도 장기간 별거생활로 인해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모로 해결할 방법을 내놓고 있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차정화 교수(공자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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