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2017년 한 해 동안 10배 이상 가격이 치솟으면서 20대 대학생에서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비트코인에 대한 묻지마 투기가 확산된 바 있다. 한국에서의 묻지마 투기에 대해 김치프리미엄이니, 남을 따라 하기 좋아하는 습성이니 하는 비판마저 들어야 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광풍은 도박심리, 사행심리, 불안심리로 해석될 수 있으며, 복권이나 인형뽑기보다 훨씬 중독성이 높다는 우려까지 투기심리를 잔뜩 경계하는 분위기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정부당국의 규제발표와 미국의 뉴욕증시 폭락의 여파로 연저점인 660만 원대까지 한때 추락했으나, 설 연휴 이후 또다시 1천 200만 원대를 회복하면서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창안한 사이버머니이고 온라인상의 디지털 통화라 할 수 있는 가상화폐의 한 종류이다. 2009년 미국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달러를 찍어내면서 달러 가치의 하락을 우려한 상황에서 기존의 세계금융체제를 대체할 대안화폐로서 주목받고 있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전 세계 누구에게나 돈을 직접 전할 수 있고, 환금과 송금을 하면서도 수수료가 절약되며, 서버가 필요 없는 안전한 새로운 금융거래시스템으로 기대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공공거래장부를 만드는 기술인데, 모든 비트코인 사용자는 P2P(peer to peer)라는 플랫폼을 통해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의 컴퓨터에 공동으로 저장된다. 10분 주기로 거래된 모든 내용이 검증돼 블록으로 저장되는데, 이 블록이 이전의 블록 뒤에 자전거 체인처럼 붙는다 해서 블록체인이라 하고, 블록체인은 몇몇 사람이 장부를 조작하려 해도 과반수가 인정한 거래내역만이 장부에 기록되는 블록이 형성되기 때문에 해킹하기 어렵다는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아직 화폐로서 지위와 기능을 부여받지 못한 상태다. 또한, G20 회의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는 비트코인에 대한 세계 공동규제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가상화폐에 대해 가장 강력한 규제를 실행하고 있는데, 가상화폐거래소를 폐쇄한다든지,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모집을 전면금지한다든지, 비트코인 채굴업체의 전기공급을 차단하는 것을 포함하여 강력한 규제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미국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를 화폐나 지급수단이 아닌 금융상품으로 규정하면서 거래에는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비트코인을 제도권 금융 안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800명이 넘는 세계적인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보고서에는 2025년까지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세금을 징수하는 최초의 국가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투기의 대상이 아닌 미래의 화폐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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