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대학가에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만 치중하는, 아웃사이더(outsider)를 뜻하는 '아싸'를 스스로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아싸는,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취업난 속에서, 학생회나 동아리 등 학내 활동이나 대인관계를 아예 끊고 꼭 필요한 강의만 들으며, 졸업 후 진로나 취업 목표에만 집중하려는 사람들을 일컫는 은어다. 굳이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에, 자신만의 시간을 자신을 위한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생각이 크게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속칭 '왕따'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들어있지만, '아싸'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지는 않는 듯하다.
'아싸'라는 은어의 등장은 이른바 '혼밥족'이 늘어가는 현상과 분리시킬 수 없다. 이는 현대가 무한 경쟁 사회로 내몰리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사라지고, 개인주의 성향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 중 하나이다. SNS로 일컬어지는 소셜 미디어의 폭발적인 성장은 젊은이들이 간접적 인간관계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으로 연결되는 SNS만으로도 주변과 소통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직접적인 인간관계 자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싶은 것도 아싸나 혼밥족이 늘어나는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개인 중심 가치관이 퍼져나가면서, 집단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시간 보내는 것을 특이하게 또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오히려 현대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주의 성향은 혼자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동적인 삶에 익숙하게 만들고,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만든다. 개인의 수동적 자세와 공동체에 대한 참여 의식의 결여는 자신으로부터의 소외로 이어지게 되고, 자아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게 된다. 자아정체성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관계들 속에서, 행동, 사고, 감정의 일관성을 통해서 확립된다. 즉 자아정체성은 선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경험, 즉 학습을 통해 형성된다.
우리대학에서 이번 학기부터 실시하는 '플레이던트' 수업은, "새로운 대학 환경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학과 친구들과 열린 마음으로 플레이던트 수업을 활용한다면 상호존중과 배려, 자아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기존의 수업 내용이나 진행 방식과는 달리, 놀이의 개념이 첨가된 체험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플레이던트' 수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그렇게 된다면, 파편화·원자화 되어 가는 현대의 젊은이들이 자아존중과 이성을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 형성 욕구를 증가시킴으로써 소속감에 의한 안정감을 되찾고, 나아가 긍정적인 자아정체성, 독립심, 자신감 등을 배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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