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신문>에서는 금연(김정환 기자), 생활계획표대로 살기(정은지 기자), 일회용품 없이 살기(정명선 기자) 등을 주제로 3일간의 체험기를 게재한다. /편집자

 

 

3일 간 금연하기

 "담배 없는 삶은 살 가치가 거의 없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장 폴 사르트르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흡연가는 이 말에 동감할 것이다.
  우연한 기회로 이번에 3일 간 금연을 하게 됐는데, 금연 기간 내내 사르트르의 말이 니코틴 부족에 허덕이는 필자의 머릿속에 자꾸만 떠올랐다. 금연을 시작하기 전에는 3일 정도야, 라며 자신만만했지만, 막상 겪고 보니 3일이 3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그 정도로 필자에게 있어 금연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사르트르의 말을 빌리자면, 삶의 재미를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을 느꼈다.

1일차 - 시작이 반이란 말은 거짓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필자는 3일 간의 금연을 통해 이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았다. 금연의 시작은 아침이었다. 필자는 눈을 뜨는 순간 담배를 물기 때문에 아침이 곧 금연의 시작이었다.
  점심까지는 수업이 있던 터라 점심을 먹기 전까지는 용케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점심을 먹고 난 뒤 찾아오는 흡연 욕구는 강렬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식사 후에 커피를 마시듯 필자는 식사를 끝난 후 담배를 펴야 한다. 그러나 금연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필자는 금연 기간 동안 밥을 먹지 못했다. 비흡연자가 보면 우습겠지만, 필자는 공복 상태를 유지해야만 했다. 시작은 반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했다.

2일차 - 욕구는 타인에게서 온다
  금연을 시작한 첫날에는 흡연자의 꼬임이 없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2일차에는 흡연에 대한 꼬임이 끝없이 이어졌다. 누군가 옆에서 담배를 피고 있거나, 담배를 피러 가자고 말하는 것이다.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 그러나 흡연자가 담배를 거절하기란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일이다. 폐 안으로 담배 연기를 자욱이 넣고 싶은 욕망을 참아야 한다. 이 흡연 욕구를 참기란 정말 상상 이상으로 힘들다. 만일 누군가 옆에서 자신은 금연 중이라 한다면, 당신은 금연 중인 사람에게 힘이 돼 주길 바란다.
  담배를 권유하는 사람들에게 금연을 하는 중이라고 하면, 대개 아쉬운 눈빛을 보낸다. 흡연자들에게 같이 담배를 피는 시간은 특별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중 흡연자가 있다면, 금연하는 사람에게는 담배를 권하지 말라.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한 모금의 담배 연기만으로도 참을 수 없는 욕구를 느낀다. 필자 또한 타인의 흡연을 보며 금연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3일차 - 금연은 삶에 도움이 된다
  필자는 금연을 3일만 실천했다. 그러나 3일만으로도 금연이 얼마나 삶을 윤택하게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우선, 몸에서 담배 냄새가 나지 않는다. 막 담배를 피고 왔을 때면 비흡연자들의 눈치를 받아야 했다. 금연을 하면 이 눈총을 받지 않아도 된다. 금연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담배로 인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담배 값은 물론이고, 괜스레 담배와 함께 사는 간식거리도 줄어든다. 담배에 들어가는 돈을 저축하면, 꽤 큰 목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금연을 시도하며 느낀 점은 흡연자들이 하루 빨리 금연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해도 좋다. 며칠이라도 금연을 실천하면 그로 인한 혜택을 알게 된다. 흡연이 자신과 주변에 얼마나 피해를 주고 있는지 말이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3일 간의 금연이 아닌 평생 금연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다.

김정환 기자 woohyeon98@wku.ac.kr


생활계획표대로 살기

 평소 기자는 굉장히 게으르다. '내일부터는 부지런히 살자'를 몇십번 곱씹었으나, 생활에서 달라지는 건 별로 없었다. 항상 내일부터, 주말부터, 월요일부터라면서 미루기를 반복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라도 변하기로 말이다.

자유와 이별한 첫째 날
  기자의 목표는 오전 6시에 일어나기였다. 평소에 잠이 많아 쉽게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기자가 아침에 일어난 시각은 오전 5시 30분이었다. 뿌듯했다. 내가 이 시간에 눈을 떴다는 것에서 말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은 30분에 대해서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잠을 자면 못 일어날 것 같고, 안 자면 하루가 피곤할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전 5시 30분이라는 시각은 기자에게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기자는 혹시나 못 일어날까 걱정 돼 알람을 10개씩이나 설정해두고 잠을 청했다. 분명히 하나는 들을 수 있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눈을 뜬 시각은 오전 7시 8분..., '내 계획 어디로 갔나' 너무 허탈한 시작이었다.
  시간이 흘러, 기자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부딪혔다. 바로 저녁 계획인 '야간자율학습'시간이었다. 책상에 앉아있으니 평소에 관심 없던 내일 날씨부터 핸드폰 메시지 등 다양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책상에 앉아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바랐던 하루였다.

전날보다 나은 둘째 날
  오전 7시 20분, 기자는 아침밥을 먹기 위해 기숙사 급식실로 향했다.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30분부터였기에 기다리고 있었다. 3분이 흘렀을까, 순식간에 학생들이 급식실로 몰려왔다. 그래서 이날은 기자가 제일 처음 아침밥을 먹게 됐다. 제일 부지런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날은 수업이 1교시부터 3교시까지 연달아 있었다. 기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이런 날은 제일 고통스러웠다. 배가 고파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계속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편의점에 들러 간식거리를 샀는데, 이날은 아침을 먹은 탓에 돈을 쓰지 않았다.
  우연의 일치인지 수업시간에는 교수님께서 "아침을 먹는 것과 먹지 않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며 "아침을 먹지 않은 사람은 먹은 사람보다 더 난폭하고,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다. '아침 챙겨 먹기' 이틀 차인 기자에게 오늘 하루는 아침밥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날이었다.

부지런해진 셋째 날
  오늘 하루만 지나면 책상에 붙어있던 '3일 생활계획표'와 작별한다는 생각으로 아침을 맞았다. 생활계획표대로 생활한 지 3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몸이 적응한 것일까. 6시에 알람이 울리자마자 잠에서 깰 수 있었다. 그뿐인가. 저녁에 하는 야간 자율학습 시간도 첫날보다는 성과가 훨씬 좋았다. 우선 머릿속을 떠다니던 잡생각이 없어졌고, 공부한 내용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중간고사 때까지 이대로 공부한다면 아마 나는 과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우스꽝스러운 생각도 잠시 하게 됐다.

  지난 3일 동안 생활계획표대로 살다 보니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 쏟아지는 유혹에 힘들기도 했지만 기자 나름의 방식으로 꿋꿋하게 3일을 버텼다. 많은 것을 배운 3일 동안의 가장 큰 수확은 부지런하게 사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아침밥 먹는 것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 것도, 자기 전에 책을 읽는 것도 기획이 아니었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행동이다. 약속했던 3일이 지나 자유를 찾았지만, 이번에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생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은지 기자 dytjq0118@wku.ac.kr


일회용품 없이 살기

 "그럼 3일 동안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건 어때?"

  처음 '없이 살기'의 과제를 부여받았을 때는 일회용품의 범위가 두루뭉술했고, 자취방에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물건들이 충분했기 때문에 "좋아요!"라는 말이 어렵지 않게 나올 수 있었다. 젓가락과 숟가락, 컵과 그릇, 가방까지 부족함 없는 준비물이 학교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구비돼 있었다. 마음만 먹고 챙겨 다닌다면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어려워 보이지 않는 미션이었다.
  그러나 체험을 시작하기로 한 날짜가 코 앞으로 다가오자,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자취방에 샤워용품이 있음에도 무겁고 귀찮은 것이 불편해 사우나에서 판매하는 일회용 샤워용품을 구매했던 것이 당장 약속 하루 전날의 일이었다.

  결국 약속의 첫날은 왔다. 늦잠을 자고 일어난 바람에 식기 세트와 컵, 아무 것도 챙길 수가 없었다. 1교시부터 6교시까지 꼭꼭 채워져 있는 강의시간 때문에 짧은 점심시간은 배달음식으로만 해결할 수 있었는데,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배달음식'이 무엇이 있나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그러나 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종이를 사용하는 햄버거 세트를 주문해 먹었다.

  두번째 날 저녁은 삼겹살 무한리필 식당에서 해결했다. 식당 직원이 물병과 함께 내온 것은 종이컵이었다. 아무런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종이컵이 일회용품'이라고 알려주는 신문사 선배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죄송한데, 컵 맥주잔으로 바꿔주실 수 있어요?" 물이 가득 차 일렁이는 잔을 보고 있자니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사는 것도 참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도 일회용품 지뢰는 곳곳에서 발견됐다. 탄산음료를 마시기 위해 잔에 들어있던 물을 원샷했고, 잘 끓여진 라면을 덜어 먹을 수 있는 종이컵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앞접시를 새로 꺼내왔다. 비닐에 포장된 물수건은 누가 봐도 일회용품이었기 때문에 빨아서 쓸 수 있을만큼 두꺼운 물수건이 그리워졌다.

  준비물이 잘 갖춰진 마지막 날은 '일회용품 쓰지 않기'가 꽤나 순조로울 것 같았다. 가져온 컵에 정수기 물도 따라마실 수 있고, 젓가락으로 어느 음식도 집어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비가 많이 내리는 오후 자체가 문제가 됐다. 학식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점심식사는 학생으로 붐비는 구내식당에 무산되고 말았다. 학생회관 내에 있는 분식점도 끼니를 챙기기 위한 학생들로 만석을 이뤘다. 주린 배를 잡고 학생회관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면서 컵라면을 떠올렸다. 컵라면이 재활용 가능한 용기로 구성됐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3일 동안 '없이 살기'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깨달은 점은 우리가 일회용품의 간편함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식사와 관련된 곳에서는 일회용품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배달음식은 물론 식당 내에서도 일회용품을 자주 사용하고 있었고, 소비자 입장에서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일회용품은 싸고, 간편하고,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편리함에 기대 일회용품 사용을 남발하게 된다면 자원을 낭비하게 되는 것 뿐 아니라 그만큼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배출하게 된다. 조금 더 건강한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 의존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명선 기자 sjfkd1919@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