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국어사전 속 의미 그대로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을 뜻한다. 우리는 흔히 '봉사'라고 하면 평생 동안 폐지를 주워 번 돈을 사회에 기부한 할머니, 또는 퇴직 후 노년기를 사회봉사에 전념하며 살아가는 노부부의 이야기 등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봉사는 본래의 뜻 이외에 다른 여러 가지 의미 역시 내포하고 있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회봉사시간은 흔히 말하는 스펙 쌓기의 중요요소 중 하나였다. 운동장 화단 청소부터, 교문 밖 장애인복지센터에서의 봉사시간은 생활기록부 속 한 줄의 기록으로 남겨진다. 한 줄의 기록은 대학면접에서 자기PR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회봉사는 대외활동이나 취업준비를 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한다. 이런 봉사를 흔히 '스펙 쌓기'라 지칭한다.
  또한, 전공 분야를 살려 사회에 도움을 주는 봉사도 있다. 이런 재능기부 형식의 봉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의료기술 혹은 법적 지식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직접 찾아가 도움을 선사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일상생활 속에서 간간히 사회봉사를 실천하지만, 봉사를 통해 다다르고자 하는 목표는 모두 조금씩 다르다. 이에 교내에서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봉사 사례들을 일부 선정해 개개인이 생각하는 사회봉사의 의미에 대해 취재해 봤다.

 누군가에겐 베풂, 누군가에겐 취업 관문
  우리대학 도덕교육원 사회봉사과가 관활하고 있는 '사회봉사' 교과목은 학생들이 학업과 병행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회봉사 시간은 자원봉사통합포털 1365에 기록되며, 이 기록물은 군지원이나 취업 준비를 할 때 가산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우리대학 사회봉사 교과목에 선정된 기관으로는 시립도서관, 아동센터, 요양병원, 교내 자연식물원 등이 있다. 다양한 기관의 종류만큼 매번 많은 학생들이 사회봉사를 이수하고 있고, 이번 학기 역시 591명의 학생들이 사회봉사 과목을 신청했다.
  한편 '사회봉사' 교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시선은 긍정과 부정으로 갈리곤 한다. 박건 씨(문예창작학과 2년)의 경우, 사회봉사 과목은 바쁜 학업생활 중에도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줬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봉사에는 큰 흥미가 없었는데, 막상 해보니 소소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주도 남을 위해 베풂을 실천했다는 사실에 보람이 생겨 대학생활 또한 긍정적인 태도로 임하게 됐다"며 장점을 부각시켰다. 한편, 사회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신 씨의 경우, 사회봉사 과목은 자발성보다는 강제성의 성격이 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우리학과에서는 사회봉사를 이수해야만 졸업을 할 수 있다. 이런 조건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봉사는 누군가가 시켜서가 아닌, 자신의 의지를 기반으로 해야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전공 살려 재능기부
  어떤 사람들은 전공을 기반으로 봉사단을 꾸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선행을 베풀기도 한다. 우리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은 2013년부터 정기적으로 무변촌 지역인 전북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를 찾아 무료법률 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무료법률 상담은 법률 사각지대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소송구조와 관련한 홍보, 소송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나 기초생활 수급자들을 지원해주는 서비스 등을 진행한다. 무료 법률 상담에는 재학생은 물론, 변호사로 활동 중인 졸업생까지 봉사에 참여한다. 이들은 업무 보조 뿐 만 아니라, 상담 기법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얻으며, 갖고 있는 전문적 능력과 특기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한편, 우리대학 의료봉사단은 국내는 물론, 네팔과 캄보디아 등 의료기술이 미비하거나 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찾아가 의료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원광대학교병원 교수들과 직원들을 중심으로, 익산마한로타리, 삼동인터네셔날 등 기타 외부 봉사인력들로 이뤄진 네팔 의료봉사단은 작년 8월 18일부터 26일까지 네팔 룸비니로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이들은 양한방 협진과 초음파장비, 스케일링, 각종수술기구를 준비해, 7박 9일간 총 1천 870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법학전문대학원과 의료봉사단 같은 경우, 일반적인 봉사와 달리 전문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동시에 사회는 개인이 갖고 있는 전문적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봉사는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고 받는 셈이다.

우리가 봉사를 해야 하는 이유
  사회봉사 교과목을 제외하고, 우리대학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장 쉽게 봉사활동을 접할 수 있는 방법 중 일부는 동아리를 통한 봉사 혹은 학교에서 추진하는 농촌봉사활동(이하 농활)참여다. 총동아리연합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대학 중앙동아리에 소속된 봉사동아리는 총 18개가 조직돼 활동하고 있으며, 각 단과대학에도 학생들이 봉사동아리를 꾸려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중 봉사중앙동아리 '한그릇'은 주로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들을 찾아가 말동무가 돼주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등 손자손녀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한, 일손이 부족한 농촌 지역을 방문해 농사일을 돕는 등의 선행을 베풀고 있다. 박가람 회장(영어영문학과 3년)은 봉사동아리의 취지에 대해 "초반에는 많은 학생들이 스펙에 도움이 되는 봉사 학점을 받기 위해 동아리에 가입하곤 한다. 물론 학점도 중요하지만, 사실 봉사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보물은 '보람'이다"고 답변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방학 기간을 이용해 농활을 다녀오기도 한다. 2014년, 전북 진안에서 벌인 농활에 참여했던 임지용 씨(행정언론학부 2년)는 "진안에서는 주로 인삼밭 잡초정리, 블루베리 수확 등의 밭일을 비롯해 마을 화단 관리, 청소 등을 했었다. 많은 친구들이 농사일을 접해본 적이 없어 봉사활동을 수행하는 데 힘들었던 적도 있었지만, 농촌에서의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씨는 농활을 통해 무엇을 얻었냐는 질문에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분들의 일손이 돼 주었다는 뿌듯함뿐만 아니라, 시골에 머물렀던 기간 동안 함께 소매를 걷고 일을 했던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봉사를 위해 농활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친구를 사귀기 위해 가는 학생들도 있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우리대학 학생들은 동아리 혹은 농활을 통해 봉사를 실천하고 있으며, 봉사점수 관리, 새로운 경험 형성, 친목도모 등 다양한 이유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봉사를 하는 이유에는 순수한 베풂과 일방적인 헌신을 추구하기 위함도 있지만, 자아발전을 위해, 인간관계를 넓히기 위해, 취업 혹은 꿈을 성취하기 위해 등 다양한 목적이 존재한다. 봉사의 목적을 옳고 그름으로 구별하기란 굉장히 모호한 판단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스스로가 만족감을 얻고 남을 돕는 행위로 인해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은 곧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봉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강동현 기자 kdhwguni1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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