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새벽, 시속 150km가 넘는 속도로 대구 도심을 달리던 택시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운전자와 탑승했던 대학생 두 명 모두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택시는 본래의 형체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졌다.

 소위 '총알택시'라고 불린다. 총알택시란 과속으로 질주하는 택시를 지칭하는 말이다. 사람들은 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빠른 운전을 해야만 했던 것일까? 우리나라 '빨리빨리 문화'에 대해 김성탁(행정언론학부 2년) 씨는 "평소 빠르게 무언가를 처리하는 습관 때문에 실수가 잦은 편이다"며, "PPT 과제를 제출기한 내에 급하게 제출했다가 다음날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는데 오타가 굉장히 많아서 교수님께 지적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많은 외국인은 한국인에 대해 '빨리빨리'를 떠올린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목적지에 빨리 가기 위해 승강기의 닫힘 버튼을 여러 번 누르고, 고기가 익지도 않았는데 계속 뒤집는다. 또한, 지하철이나 버스가 예정 시간보다 조금만 늦게 오면 투덜거리는 모습을 주위에서 볼 수 있다. 빨리빨리 문화는 한국인 특유의 문화이자 특징이 됐고,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이 자리 잡았다.

 

빨리빨리야 넌 어디서 왔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급한 성격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빠르게 이뤄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 또한 '빨리빨리'를 추구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경제 개발 계획의 추진으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 당시 여러 가지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시장이 구축됐다. 뿐만 아니라 교육발전에 따라 전문 인력이 늘어났고, 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했다. 급격하게 변화한 사회에 우리나라 사람들을 빠르게 적응해야만 했다.

빨리 빨리 문화의 이점
 앞서 언급한 '총알택시'를 비롯해 엘리베이터 문 바로 닫기 등 빨리빨리 문화는 문제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빨리빨리 문화 덕분에 좋은 점도 여러 가지 있다. 그 중 퀵서비스는 '빨리빨리 문화'가 만들어 낸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물류 서비스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화물 운송을 자동차로 하기 때문에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배송이 지연되지만, 우리나라의 오토바이 퀵서비스는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해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준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프라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의 서해안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한 계곡지대로서 세계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 밸리를 지닌 미국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이 더 빠르다. 답답한 인터넷 속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와 작은 영토는 미국보다 빠른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다.

 

 빨리빨리 문화는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있기까지 하나의 밑바탕이 돼 주었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빨리빨리 문화는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신속성과 성실성은 유지하되, 빠른 시간 내 일정한 성과만 거두면 된다는 결과만 중요시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또한, 목적달성을 위해 적당히 대충 대충하는 안일한 태도도 없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빠른 성과만을 위해 너무 조급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간에 쫓겨 가면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본인만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어떨까.

홍건호 기자 hong736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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