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지, 절대로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는 요인에는 미소와 깔끔한 옷차림도 있지만, 매너가 그 사람을 '오래 보고 싶은 사람'으로 만든다.

 매너란 행동하는 방식이나 자세로 몸에 배어있는 예절을 말한다. 우리는 '매너'라고 하면 거창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흔히 남을 배려 잘하는 사람에게 '매너 있다'라고 말한다. 식당에서 나갈 때 뒤에 있는 사람을 위해 문을 잡고 있어주거나, 다 같이 음식점에 가서 본인의 물만 따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같이 온 사람들의 물까지 따라주는 것, 모르는 것이 있다면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이 사소하지만 크게 작용하는 매너이다.
 '킹스맨'은 영국의 왕과 귀족들의 옷을 제작하던 재단사들이 만든 조직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서 수많은 왕과 귀족들이 희생되자 그들을 지키기 위해 전 세계 그 어떤 정보기관도 파악할 수 없는 비밀 첩보 조직으로 발전했다. 킹스맨의 최정예 첩보요원 해리는 작전 도중 위기를 겪으나 동료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하고, 해리를 구해준 동료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만다. 이에 해리는 책임을 지고 동료의 아내에게 남편의 사망소식을 전한다. 뿐만 아니라 동료가 남기고 간 어린 아들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킹스맨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목걸이를 쥐여준다. 그 아들이 바로 에그시이다.
 에그시는 머리도 좋고 전도유망한 체조선수의 꿈을 가졌으나 어머니가 건달과 재혼해버리면서 꿈을 포기한다. 이후 학교를 중퇴하고 해병대도 중도 포기하면서 내리막길 인생을 걷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를 훔친 죄로 경찰에 구치되고 여차하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바로 그때, 어릴 적 어떤 아저씨가 쥐여준 목걸이를 떠올렸고, 목걸이에 적힌 번호를 보고 전화를 건 그는 기적적으로 경찰서에서 풀려나 해리를 만나게 된다.
 해리는 망나니로 변해버린 은인의 아들을 개과천선시키기 위해 킹스맨 면접을 보길 권하던 중 동네 건달들과 시비가 붙는다. 이때 해리는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며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말한 뒤 건달들을 혼쭐 내준다. 이 모습을 보고 에그시는 킹스맨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킹스맨 요원이 되고 싶은 에그시는 또래의 훈련생들과 면접시험을 거치게 된다. 하나 둘 탈락자가 나오는 가운데 에그시는 최후의 2인이 됐고 결국 또래소녀 록시와 함께 킹스맨 요원이 된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와 비슷한 말로 윈스턴 처칠의 '대접 받고 싶으면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말이 있다. 명대사와 같은 뜻이지만 좀 더 직접적으로 꼬집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의미의 우리나라 속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와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이루며 소통한다. 그 과정 중 매너는 사람을 판단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매너 있는 행동을 할 때 상대도 그 만큼의 매너를 제공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친절하게 말할 필요가 있고 상대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
 우리가 다시 안 볼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더라도 어디서 다시 만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요즘에는 '한 번 보고 말 사람', '졸업하면 안 볼 사람'이라고 스스로 짐작하면서 상대방을 막 대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세상 좁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듯, 좋게 남았든지 나쁘게 남았든지 언젠가는 다시 마주친다. 학창시절에 왕따를 시켰던 동급생을 직장에서 상사로 만났다는 등 여러 사례를 통해 매너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저 명대사와 함께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은 겉모습보다 내면이 중요하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의 내면을 단번에 파악하고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타인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고 기초적인 예의범절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불쾌한 감정이 생기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매너나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의 내면이 과연 아름다울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삶도 좋지만, 자기 자신이 남들과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행복하려면 매너를 몸에 지녀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영화였다.

강선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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