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이 부자 나라가 되기 위한 방법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아마도 미국과 영국 등 부자가 된 나라들이 어떻게 했는지를 배워야 할 것이다. 미국과 영국 등 부자나라들은 이들에게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을 통해 부자 나라가 될 수 있다고 가르쳐주며 자신들과 함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동참하자고 강력하게 권고 한다. 

 그러나 장하준 교수는 2007년 '나쁜 사마리아인들' 출간을 통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권하는 부자 나라들을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나라를 이용해먹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부자 나라가 세계화 경제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을 결정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세계 경제 규칙을 만들어 개도국들이 이를 따르도록 만드는 주요 수단으로 이용하는 IMF(국제통화기금), WB(월드뱅크), WTO(세계무역기구)를 사악한 삼총사라고 부르고 있다. 
 
장하준, "그들의 세계화는 제국주의적,

세계화 위한 정책이 개도국 발전 막아"
 
 오늘날 정보 통신 및 교통과 운송 수단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세계화를 장하준 교수는 왜 그렇게도 비판하는 것일까? 그것은 부자 나라들에 의해 3세기에 걸쳐 진행되어온 세계화가 인류의 공동 번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부자 나라들이 자국의 물건을 팔아먹기 위한 제국주의적 성격의 시장확장적 세계화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자유주의자들이 추구하는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을 통한 세계화는 개발도상국들과 후진국을 부유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나라들을 부자 나라의 경제에 종속되게 만들어 경제 상황과 생활수준을 더욱 악화시키고, 영영 자신들을 쫒아 오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장하준 교수가 저서에서 제시하는 모든 사료와 경제 통계는 그의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의 여러 국가들이 영국 주도하의 1870~1913년 초기의 세계화와 미국 주도하의 1980년대 이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시기에 부자 나라들이 말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저자도 놀랄 만큼 경제성과가 형편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영국과 미국은 어떤 나라보다도 강력한 반 시장정책과 보호 무역을 시행하면서 일관되게 외국인 직접투자를 규제하고 보조금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제조업 중심의 유치산업을 보호 육성함으로써 부자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다. 웃지 못 할 코미디가 미국의 알렉산더 해밀턴이 당시 영국 등 부자 나라로부터 후진적인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신자유주의자들이 혐오하는 유치산업 보호 이론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부자 나라들이 세계화를 위해 만든 구체적인 경제 질서와 정책들은 너무도 사악한 것이었다. 그들은 개도국에게 자유 무역을 침해하는 규제를 철폐시켜 그들의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국영기업(공기업)의 민영화를 유도함과 동시에 자본과 금융 및 외환 시장 개방을 통해 근간 산업들도 장악하였다. 또한 물가 안정과 재정 균형이라는 거시 경제정책을 통해서는 가난한 나라의 성장 동력을 무력화 시켜버리고, 지적재산권 강화를 통한 기술혁신의 저지는 개도국과 후진국을 황무지로 만들어 버렸다. 그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속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세계화에 대한 거짓 신화를 만들어 전파하고, 가난한 나라의 민족성과 문화의 후진성 및 부정부패와 독재 등의 정치적 이유로 그 책임을 가난한 나라에 떠넘기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에서 개발도상국이 진정 대한민국과 같이 부자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말하는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에 강하게 저항하라고 권한다. 또한 단기적인 경제성과를 위한 자유 무역과 해외직접투자의 유치가 아닌,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제조업 중심의 유치산업과 기업을 보호 육성할 수 있는 강력한 보호 무역과 보조금 정책 등을 민족주의적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1950~ 1970년대 진행된 세계화만이 국가주의적 정책에 의해 뒷받침 되던 통제된 세계화의 시기였고 이때는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안정적 소득 분배도 훨씬 균등하였으며 특히 개도국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에게는 그 시기에 진행된 세계화에서처럼 개발도상국을 배려하고 그들과 공정한 경쟁을 통한 공동 번영을 위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야 함을 제언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는 구체적 방안으로 선진기술이 개발도상국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 제도를 약화시키고, 가난한 나라의 제조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그 나라 정부의 관세 자주권을 존중하고 보조금 정책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불확실한 미래 먹거리 산업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물가 정책 및 재정 정책의 재량권을 확대시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실상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 시장에 대한 본질과 저자도 혼용하고 전문가들도 쉽게 정의하기를 꺼리는 신자유주의와 자유주의의 차이점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저자가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세부적 사항들에 대한 분석 결과들을 이용하여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의 문제점에 대해서만 편중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적들이 일면 독자들에게 막연하게 사실로 인지되어질 뿐 깊이 있게 이해되어지고 사리를 명확히 판별할 수 있을지가 의구 시 된다. 
 저자는 자유무역의 문제점의 편중,
 관련 세부 사항 분발하며 읽어야...
 저자는 자유 시장경제와 자유 무역이 답이 아니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저자도 자유 시장경제와 자유 무역이 답은 아닐지라도, 개발도상국들이  부자 나라들이 했던 방식인 보호무역을 통해 자국의 고부가가치 제조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여 자유 무역에 있어서 그들과 대등한 지위가 되었다는 신념이 생겼을 때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도 전략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필자는 저자가 모든 국제 무역의 참여자들에게 강력하게 권고하는 정치적 산물로서의 자유 시장에 저항하라는 처방이 나쁜 사마리아인들로부터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이지 자유 시장에 역행하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즉,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세계화에서 저지르는 만행은 부자 나라의 기득권을 강화하고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종속화시키기 위해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의 제 문제점을 이용하는 것이지 결코 자유 시장 또는 자유 시장경제 자체라고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저자는 자유 시장질서의 제 문제를 보완하기에 더 유리한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자유 무역에서 승리할 수 있는(부자나라 또는 선진화를 위한 수단이 아닐지언정) 무역을 통한 제조업의 육성 및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질적으로 선진 기술과 경영 기법을 배울 수 있는 외국인 직접 투자가 중요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경제 상황에 맞는 적정한 재정 건전성과 물가 안정, 관료제의 효율성 제고와 공기업만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 특허와 저작권 등을 포함하는 지적재산권 등 사유재산제도가 가져오는 순편익, 부정부패의 척결과 계획적인 건전한 문화 형성을 통한 강력한 경제 발전의 추구를 지지하고 이를 직접 실천하기를 권고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세부적인 사항들이 지나치게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지는 점을 강력히 지양하며 개발도상국들이 시장에 저항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추구하는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을 통한 세계화는 개발도상국의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개도국 정부와 관료들의 부정부패로의 유인을 강화하는 환경을 더욱 공고히 하며, 무분별한 국영기업 및 공기업의 민영화는 유치산업 등 개도국의 근간산업의 황폐화를 부르고, 특허와 저적권 등 지적재산권과 사유재산의 강화 및 자본시장 개방을 통한 외국인의 무분별한 투자는 개도국의 기술 혁신을 통한 제조업 중심의 산업 선진화를 막고, 저성장 상태에서의 지나친 재정 건전성과 물가 안정은 경제성장을 저해해 개도국 국민의 건전한 문화 형성과 경제 발전의 의지마저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바 있듯이 자유 시장경제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해석은 극단적이지만 자유 시장경제가 민주주의에 위배되어 양립할 수 없으며, 부정부패와 뇌물이 효율적으로 쓰인다면 가능할 수도 있고, 독재 하에서도 얼마든지 경제 발전이 가능할 수 있으며, 광범위하면서도 장기간의 지적재산권 보호는 기술발전을 통한 경제 혁신을 저해하고, 무능력한 국가가 개인 또는 민족의 문화 발전에 근본 원인이며, 균형 발전과 공동 번영을 위해서는 국영 기업화 또는 공기업화가 답이라고 해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차원에서 저자의 자유 시장의 구체적인 정책들에 대한 재해석은 전체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강한 국가 강한 정부만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인지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득권에 의한 세계화의 부도덕성 지적
개도국 및 후진국이 나아갈 방향 제시
 장하준 교수는 주류와 기득권의 사악한 행태에 맞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부도덕성을 낱낱이 해부하고 이 세상의 힘없고 가진 것 없는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 그들에게 맞설 수 있는 지혜롭고도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사실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등장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의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모든 인류가 함께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갖게 한다. 자유라는 것이 타인의 자의적 강제가 없는 상태이며 국가로부터의 자유라고 했을 때, 국가로의 권력 집중과 이를 통한 정부의 막강한 힘에 의한 공정 사회의 유도는 또 다른 형태의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세계화 속에서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양극화 등 다양한 문제와 불공정한 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되기 위해서는 많이 배우고 가진 자들 속에서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이타주의적인 경제인의 등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자는 우리의 홍익인간 사상이 모두의 마음속에 절실한 때이다.
 
 김경표 교수(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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