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한 선배로부터 사진 한 장이 날아왔다. 부서지는 파도가 시선을 사로잡는 제주도였다. 이 형이 언제 제주도를 갔지. 의아해하고 있을 무렵, 저번 주에 그 선배가 내게 툭 뱉은 말이 떠올랐다. 기분전환 좀 하러 제주도에 다녀오겠노라고. 휴학생이었던 선배는 그 말을 남기고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홀로 훌쩍 여행길에 올랐다.
  그 선배는 이후로도 꾸준히 제주도 이곳저곳을 찍어 내게 보냈다. 음식, 카페의 풍경, 바다, 스쿠터를 타고 찍은 사진 등… 스마트폰 GPS가 고장나는 바람에 지도를 보며 여행하고 있다는 선배는 무척 자유로워보였다. 언제 돌아올 거냐는 나의 질문에 마음 내킬 때, 라고 답한 선배의 여행은 어느 것 하나 정해진 게 없었지만, 그렇기에 그의 여행길은 더 빛나보였다.
  여행. 사람들은 때때로 반복되는 일상에서부터 벗어나고자 여행을 떠나곤 한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행위는 언제나 새로운 자극을 주기 마련이다. 여행은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요즘은 주위에서 여행을 가본 적 없는 사람을 찾는 게 더 힘들 지경이다. 그만큼 여행은 우리네 인생의 '쉼표'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한 상태다. 이는 요즘뿐만 아니라, 옜날부터 그래왔다. 위대한 철학가이자 사상가인 아우구스티누스조차 "여행을 하지 않은 사람에겐 이 세상은 한 페이지만 읽은 책과 같다"고 말했을 정도니까.
혹시 당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하루하루에 회의를 느끼고 있지 않은가. 만일 그렇다면 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이 아니라도 좋다. 익숙함에서 벗어나라. 일상으로부터 도피를 행할 때다. 낯선 곳에서의 하루는 분명 아주 멋진 날이 될 것이다.

김정환(문예창작학과 2년)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