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형근 교수(치의학과)
 최근 치과대학 치주과학교실 교수와 치과대학병원 전공의가 공동으로 임플란트 핸드피스 개발과 관련된 특허를 출원해 등록했다고 들었습니다. 핸드피스가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핸드피스는 딱딱한 이를 갈아낼 때 사용하는 의료용 모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도구는 이를 깎아 내거나 교정치료, 신경치료 등을 할 때 사용합니다. 치과 치료를 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죠.
 
 핸드피스(뉴 드릴박스)는 어떤 도구인가요?
 기존의 핸드피스는 길쭉한 막대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특허출원한 핸드피스는 박스 형태로 제작됐죠. 그 이유가 궁금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기존의 핸드피스는 치료하는 동안 손으로 계속 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더불어 힘도 만만치 않게 들어갔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이만저만 아니었죠. 이런 점을 보완하고 싶어 특허출원을 하게 됐습니다.
 뉴 드릴박스에는 드릴이 내장돼 있고, 이를 치아에 얹으면 저절로 드릴링 해주게 됩니다. 디지털 치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치과의사의 수술테크닉을 좀 더 간편하게 해 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특허출원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의예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의과학'이라는 과목을 개설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평소 불편했던 치과 도구를 개선해 발명하는 능력과, 훗날 취업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학생들이 단순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학생들은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될 겁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창의과학을 강의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느덧 첫 강의에서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은 치과의사가 돼 제 곁에 섰죠. 저는 '수업시간에 학부생들하고만 진행했던 발명을 치과의사와 함께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의과학의 취지를 살려서 개발해보자는 생각이었죠. 마침내 저희는 2017년 6월 달부터 연구를 하게 됐고, 작년 말쯤에 특허출원을 해냈습니다. 
 
 지금도 학부생들과 진행하고 있는 발명이 있나요?
 네, 얼마 전 학생들과 회의 중에 '현재의 마취 주사기는 굉장히 많은 힘을 요구한다'는 불편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힘을 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지금은 창의 발명동아리와 함께 힘이 필요 없는 주사기를 만들고자 추진 중에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완성 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치과 치료에 있어서 마취주사기나 핸드피스는 굉장히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런데 이런 도구들은 지금껏 기능이나 형태 개선이 없었습니다. 시대와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교수님께서 2011년에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팀과 중간엽줄기세포 관련 공동연구를 하셨는데,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중간엽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의 한 부분입니다. 여기서 성체줄기세포는 탯줄의 혈액이나 다 자란 성인의 골수와 혈액 등에서 추출한 세포를 의미하는데요. 뼈세포나 간세포, 근육세포와 신경세포 등의 할아버지 격인 조상 세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 장기의 세포로 분화되기 직전인 원시세포이죠. 그중에서도 중간엽줄기세포는 뼛속의 가운데 부분인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입니다.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는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줄기세포에서 뼈를 생성하게 하는 물질이 있는지 찾아내는 연구였습니다. 교수마다 전문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맡은 역할도 나뉘어 있었는데요. 저는 주로 뼈에 대해 연구를 했었기 때문에 뼈를 재생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 물질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았었습니다. 부산대 분자생물학교 교수팀에서 물질 개발을 하면, 저는 그 물질을 이용해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식이었죠.
 
 치주학과 관련한 공동연구들을 많이 진행하신 것 같아요. 연구의 바탕이 되는 자료나 그 성과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생물학 쪽으로 줄기세포를 연구해왔습니다. 뼈의 핵심적인 부분인 골수에서 유래하는 줄기세포와 관련한 연구를 많이 했었어요. 제가 한 많은 연구들이 이 줄기세포를 응용한 연구인 거죠.
 임플란트를 심기 위해서는 드릴을 이용해 뼈에다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드릴이 고속으로 회전을 하면 잇몸에 구멍이 뚫리게 됩니다. 이 구멍은 골수까지 연결이 되고, 골수에서 나온 세포를 세포 배양 접시에다 뿌려두면 처음에는 세포만이 보입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면 제가 원하는 성분이 길쭉하게 점점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게 점점 증식하면서 2주에서 3주가 지나면 밀집될 정도로 배양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포를 골수에서 분리 추출해내 키우고, 아까 언급했던 실험들을 해왔습니다. 이런 세포실험은 치과 분야에서만 활용되는 게 아니라, 세포와 관련된 전문분야마다 이 연구 방법을 바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치주조직 재생을 위한 연구를 공과대학 교수님들과도 함께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 연구도 중간엽줄기세포 연구와 마찬가지로 공과대학 교수님께서 스캐폴드를 만드시면 저희가 세포실험을 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어요. 세포가 몸 안에서 잘 자라려면 세포만 몸 안에 넣는다고 알아서 잘 자라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잘 살 수 있는 집 같은 역할을 하는 지지체가 필요해요. 이 지지체를 스캐폴드라고 부릅니다. 공과대학 교수님께서 스캐폴드를 만들어주시면 그곳에 세포가 얼마나 잘 자라는지 확인해서, 스캐폴드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그밖에도 약학대학 교수님과 생약 성분을 가지고 연구한 것도 있습니다. 뼈에 좋다는 홍화씨의 성분을 약학대학에서 만들고, 뼈를 만드는 세포를 대상으로 '뼈를 잘 만드는지' 효과를 확인하는 그런 연구였습니다. 또, 우리 몸에 있는 유전자 중 하나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그 유전자가 암 쪽으로만 연구가 많이 됐었는데요, 연구를 통해 그 유전자가 뼈와 관련된 새로운 기능이 있다는 것을 밝힐 수 있었어요.
 
 앞으로의 연구계획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제 전공은 치주학입니다. 치주학은 잇몸질환이나 풍치를 다루는 학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치주질환의 원인, 발생기전 등을 더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혹시 당뇨병과 치 잇몸질환 간에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잇몸질환이 있는 경우 당뇨병이 심하고, 당뇨병이 있는 경우 잇몸질환도 많이 발생한다고 해요. 정말 신기한 일입니다. 치주질환과 메디컬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니까요. 저는 이와 같은 치주질환과 당뇨병의 관계성, 심장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등 상관성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료인을 꿈꾸는 학생뿐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많은 꿈을 꾸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은 없지만 예전에 대우 김우중 전 회장이 한 말 중에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얘기가 있어요.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해요. 학생들이 꿈을 많이 꾸고, 꾸고 있는 꿈만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때문에 대한민국만이 아니라 넓은 세상을 보고 커다란 꿈을 꿨으면 좋겠어요.
 세상은 점점 바뀌고 있고,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돈은 세상의 전부가 될 수 없어요. 그래서 학생들이 돈을 좇는 것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빨리 찾아냈으면 해요. 꿈을 찾고 이루는 과정을 학생 때 배우고 익힌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꿈은 당연히 꾸는 거지만, 꿈을 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목표를 설정해서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구체화했으면 좋겠어요. 단계를 설정하고 노력해서 꿈을 이뤄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은지 기자 dytjq0118@wku.ac.kr

  정명선 기자 sjfkd191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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