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길 교수(법학전문대학원)

 수석중재인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아직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수석중재인의 역할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먼저, '중재'라는 건 분쟁의 전부 혹은 일부를 법원의 판결에 맡기지 않고, 제3자를 중재인으로 선정해 중재인의 판정에 맡겨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분쟁의 해결 방법에는 보편적으로 소송이 있습니다. 하지만 급격히 증대되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분야의 모든 분쟁을 수용하기에 소송은 한계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중재'와 같은 효율적인 분쟁 해결 방법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죠. 중재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판정하기 때문에 전문성도 뛰어나고, 단심제도라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으며 비용도 저렴하니까요. 
 그중에서도 수석중재인은 한국의 의장중재인과 같은 의미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3명에서 5명 등 다수의 중재인을 선임해 중재판정부를 구성할 경우, 수석중재인이 하는 역할은 법원의 재판장 역할과 비슷한데요. 사건 발생에 대한 분쟁을 중재로 해결할 때, 양자가 선임한 중재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종합해 최종적으로 중재판정을 내리는 중책을 맡고 있어요. 
  
 교수님께서는 14년 동안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으로 활동하신 경력이 있는데요. 활동하면서 특별히 어려웠거나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제가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처음 일하게 된 것은 2004년이었어요. 저는 민사 및 상사와 관련한 국내외 사건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중재인이나 법원연계조정의 조정인으로 참여했고, 또 많은 사건을 해결했습니다. 14년 동안 중재인으로 활동하다 보니 오히려 기억에 남지 않는 사건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인 것 같네요. 
 먼저, 2013년에 중재인 회보 편집위원장을 맡아 협회지를 발간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대한중재인협회 내의 회원들과의 소통에도 도움이 됐고, 대외적인 협회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됐거든요. 신규 중재인 교육 강사로 활동했던 것도 생각나네요. 신규 중재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중재제도를 소개하고, 중재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협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2014년에 대한중재인협회 창립 15주년 특별공로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활동들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은 분쟁 해결에 대한 지식이나, 또 다른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는 것 같아요. 덕분에 지금까지도 여러 직책을 역임하고, 또 많은 상을 받을 수 있었죠. 우리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전문과목인「중재법」을 개설하고 강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경험들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로스쿨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중재제도를 소개하고 있고, 저변확대 및 장래 중재제도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관세 행정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관세청장 표창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관세행정과 관련해 어떤 일을 추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한국관세학회 부회장 및 수석부회장으로 오랫동안 연구해오다가 2017년도에 '한국관세학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현재는 관세청 관세 행정혁신위원회 위원과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며 국가 세제제도의 틀을 짜는 데 일조하고 있어요. 
 관세 행정혁신위원회는 과거 관행적으로 추진하던 관세청 업무를 원점에서 점검하고, 국정과제 및 대통령 공약 사항을 반영해 앞으로 개선할 과제를 발굴하고 검토합니다. 분기별로 1회 또는 필요할 경우 수시로 개최해 심의 및 과제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습니다. 관세청은 국정 비전 달성을 위한 관세청 업무추진 방향을 설정하면서 '국민 눈높이로 관세 행정 혁신'이라는 목표를 정해 업무를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면세점 업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2년간 사단법인 한국중재학회 신임 학회장으로 활동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중재학회가 어떤 단체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중재학회는 중재제도의 이론과 실무에 관하여 회원 상호 간에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함으로써 이 분야의 학문적 발전과 중재제도 개선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곳입니다. 
 매년 춘계, 하계, 추계 및 동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특별한 경우에는 하계 및 추계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연 1회 국제거래신용대상을 시상하고 있기도 하죠. 그리고 중재연구 학술지를 연 4회 발간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수님께서는 남창 국제중재원 수석중재인으로 활동하시는 것과 동시에 국회 입법 지원 위원과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중국 청도 중재위원회 중재인 등 이외에도 여러 부문에서 다양하게 활동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슨 일이든지 맡으면 열심히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일을 다 처리하려면 시간이 많이 부족하긴 해요. 하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집중해 일하고 있으며, 어느 하나에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민법 기초이론, 물권법 및 중재법, 중국법 등의 수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법학연구소 민사법무센터장과 한국연구재단의 등재학술지인 원광 법학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아울러 민사법 및 중재법, 중국법, 파산법 등과 관련된 다수 논문을 발표하는 한편 '유비쿼터스 환경에 적합한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법, 제도 연구', '인터넷중독 대응법', '기업규제, 이렇게 풀자', '손해배상액 산정기준 및 증명책임 전환규정 분석을 통한 징벌배상제의 보완방안', '한국 민법의 새로운 전개' 등 13권의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시는 데 솔선수범하시고 평소 봉사 활동 실천에도 큰 정성을 쏟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주요 봉사 활동을 소개해주십시오. 
 네, 저는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선 한국자원봉사사회개발(이하 한자원)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어요. 한자원은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자원봉사의 가치와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는 곳입니다. 특히 다양한 기관, 단체와 MOU를 체결하고, 학생들의 진학을 위한 교육까지 연계해 학창시절에 진로와 꿈을 구체화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려고 합니다. 
 또한,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자문위원 및 규정개정위원회 위원, 한국자원봉사 포럼 운영위원 등을 맡아 한국의 자원봉사 관련 정책수립 및 자원봉사관리자 양성에도 이바지를 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자원봉사자 리더십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제1회 자원봉사관리자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지속해서 자원봉사관리자 교육 및 양성에 힘써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북자원봉사 종합센터 이사장과 종합센터장, 익산, 전주, 군산의 자원봉사센터장 자리에 있으며, 우리 대학 교직원 봉사단 부단장을 맡아 우리 대학 및 익산시 봉사 관련 단체들과 함께 봉사하고 있습니다.
 
 향후 어떤 활동을 이어나가실 예정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선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조정 및 중재제도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영국 런던, 싱가포르, 홍콩, 북경, 오스트리아 빈 등이 국제중재 사건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건이 아시아로 몰려오고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는 한, 중, 일 3국 중 가운데에 있어 전 세계 중재인들이 선호하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발맞춰 국제 ADR(Alternative Disputes Resolution) 협회 등을 창립해 국제적인 흐름에 순행하며 우리나라를 국제적인 중재 허브가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한국 및 중국의 법률을 연구해서 앞으로 한국과 중국 간의 법률 관련 자문이나 양국에 진출한 기업에 대한 법률자문 및 조력 등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으로 법률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양국 간의 법률문화를 진작시킴으로써 한중간에 이해를 통하여 우의 증진과 희망을 높이고자 합니다.
 아울러 현재 학회장을 맡은 한국채무자회상법학 분야의 성장 발전과 함께 회생 및 파산법 분야도 더욱 연구를 집중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학생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생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비전을 잘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되도록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원대하게 갖되, 급하게 마음을 먹거나 서둘러서는 이루기 어려우므로 차근차근 착실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자기가 생각한 바대로 이루어지게 돼 있습니다. 
 아울러 학생 때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친구들과 토론을 거치고 의견이 상충한 경우에 상대방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를 새겨서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은 넓어서 학생인 본인들이 생각할 수 없는 사고와 생각을 다른 사람이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나가면 생각과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각기 다른 점을 인정하고 그러한 토대 위에서 정진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그러한 훈련을 할 필요가 있으며, 누구를 탓하다 보면 불필요한 갈등과 분쟁에 휩쓸리게 됩니다. 또한, 기회를 멀리 가서 찾으려 하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데서부터 멀리 보는 시야를 키우기를 권합니다.
 
  정은지 기자 dytjq0118@wku.ac.kr
  정명선 기자 sjfkd191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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