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은 어떤 새인가?

 봉황은 성인(聖人)의 탄생에 맞추어 세상에 알려진 상상의 새다. 성인처럼 어질고 현명하다는 봉황은 수컷과 암컷을 따로 지칭하는데, 수컷을 봉(鳳)이라 하고 암컷을 황(凰)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고대 중국에서부터 이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봉(鳳)’자 만을 써서 사용했다고 한다.

 고대 중국의  『설문해자(說文解字)』의 봉황 이야기를 살펴보면 ‘봉황의 머리쪽은 기린의 수컷, 뒤쪽은 사슴, 몸은 뱀, 꽁지는 물고기와 같다’라고 쓰여 있다.

 또 여덟 가지 짐승의 좋은 형상만을 갖추고 있는데, 앞모습은 군신의 의를 지키는 기러기, 뒷모습은 어진 성진을 상징하는 기린, 턱은 천심을 전달하는 제비, 부리는 어둠을 몰아내고 밝음을 불러내는 닭의 부리, 목은 풍년과 다신을 불러들이는 뱀의 목, 꽁지는 물고기 꽁지(잘 때도 눈을 뜨고 자며, 언제나 무리지어 다닌다고 하여 병권(兵權)을 상징), 이마는 결백하고 장수하는 황새의 이마, 등은 재앙을 막고 앞일을 예견하는 거북이의 등이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여덟 가지 짐승을 한 몸에 담은 봉황의 울음소리는 5음의 묘(妙)음을 내며, 뭇새의 왕으로서 귀하게 여기는 최고의 영조(靈鳥)로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천자(天子)의 궁문(宮門)에 봉황을 장식해서 사물의 이름을 짓기도 했다. 예를 들면 봉궐(鳳闕)·봉문(鳳門), 천자의 수레에 장식하여 봉거(鳳車)·봉련(鳳輦)·봉여(鳳輿), 천자의 도읍인 장안(長安)을 봉성(鳳城), 궁중의 연못을 봉지(鳳池), 모든 경사로운 일에는 봉자(鳳姿)라 불렸다. 이로 보아 봉황은 천자를 미화하는 성스럽고 상서로운 상징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봉’자가 들어가는 말 중에 나쁜 말은 찾아 볼 수 없는데 높은 벼슬을 지칭할 때도 봉경(鳳卿), 아름다운 누(樓)를 봉루(鳳樓), 묘음을 봉음(鳳音), 평화로운 세상을 봉황내의(鳳凰來儀)라 하여 봉황의 의의를 더욱 빛냈다.

 이러한 상징에 따라 봉황의 모습은 군왕이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갖췄다고 하여 봉황은 군왕을 상징해 왔다. 또한 왕비의 적의나 원삼의 대란치마에 금실로 수를 놓았으며, 지금도 대통령의 전용휘장에 봉황이 등장한다.

 또 1998년 정부수립 5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나라 도장인 국새(國璽) 손잡이에도 봉황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또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장이나 상패, 휘장 등에서도 봉황을 찾아 볼 수 있으니, 봉황은 그 지위를 막론하고 상징과 이념의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또한 봉황은 암수 사이가 각별하다고 알려져 부부의 베개에 봉황을 수놓아 부부의 애정을 나타냈으며, 부인들의 머리 장신구나 민예품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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