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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의 창의력과 국제 경쟁력[우리 시대 사유의 지평과 미래 115]창의력의 원천으로서 언어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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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6  13: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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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력은 문화와 전통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유럽 주요 국가들의 국제 경쟁력을 보면 여실히 증명된다. 창의력을 통한 독자적 국제 경쟁력을 갖는 신상품 개발 능력이 중요한 시대에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그리고 스웨덴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 독일의 논리적 창의력
 독일어의 발달은 종교개혁의 주역인 마틴 루터의 1521년 독일어 성경 번역에서 시작되어 괴테와 쉴러 같은 걸출한 문인들의 등장으로 더욱 발전했고,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같은 철학자들 덕분에 더욱 체계화된다. 왼쪽 뇌가 언어를 포함한 논리적 기능을 주로 담당하는데, 음악도 체계성 면에서 언어처럼 논리성을 요구한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베토벤, 하이든, 바흐, 슈만, 멘델스존, 바그너 같은 유명 작곡가들이 독일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정해진 음계와 조라는 규칙 안에서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동원한 작곡은 바로 논리적 창의성을 요구한다.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을 발명한 것이 독일의 벤츠사인 것과 유럽 최대의 자동차 회사가 폭스바겐이라는 사실을 보면 논리적 창의성이 과학기술과도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일적 창의성은 혼자 만들어 내기 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참여하는 팀워크의 산물인 것도 흥미롭다. 예를 들어, 괴테, 실러, 베토벤, 하이든 등 동시대 작가와 음악가들이 함께 감성적이고 지적인 교류를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이 같은 점에서 협업과 융합을 핵심 단어로 삼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한 나라가 독일이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다.
 
▲ 프랑스의 시각적 창의력
 클래식 음악이 강한 나라가 독일인데 반해, 유독 미술이 번성한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앵그르, 고갱, 밀레, 마네, 르느와르, 모네, 드가, 마티스, 샤갈, 세잔느, 푸생 등 많은 유명 화가들을 배출했다. 이런 점에서 독일이 청각적이라면, 프랑스는 다분히 시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프랑스 사람들은 영상 이미지를 담당하는 오른쪽 뇌가 발달한 것이다.
 더불어 훌륭한 화가들의 나라 프랑스에 로레알, 피에르 파브르, 이브 로쉐 등 세계 유명 화장품 회사가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특히 로레알은 랑콤과 비쉬 같은 브랜드를 지닌 세계 1위의 화장품회사다. 미술과 화장이 시각적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상관관계가 있다. 또한, 프랑스 액세서리와 의상의 시각적 국제 경쟁력은 크리스챤 디오르, 입셍 로랑, 지방시, 샤넬, 까르띠에, 루이 비통 등의 상표명만 봐도 짐작이 간다.
 
 ▲ 영국의 대중적 창의력
 영국은 정통 클래식 음악의 토대가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 비하면 약하지만 대중음악에서만큼은 강세를 보인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Jesus Christ Superstar>, <에비타 Evita>, <오페라의 유령 Phantom of the Opera>, <캐츠 Cats> 등 흥행 뮤지컬의 대명사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영국 작곡가다. 그리고 비틀즈, 퀸, 롤링 스톤즈, 비지스, ELO, 스모키,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등 유명 보컬그룹들이 영국 출신이다. 이처럼 영국의 팝뮤직은 전 세계적으로 대중성을 띠며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도 그 원작이 영국작가에 의해서 쓰인 소설이 많다. 바로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같은 영화가 그렇다. 그래서 "할리우드는 자금을 대고, 아이디어는 영국에서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이러한 전통은 셰익스피어로부터 전수되어 내려 온 흥행성과, 베이컨 같은 경험주의적 사상에 의해서 대중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만든 토양에서 자라났다고 본다.
 
 ▲ 이탈리아의 고차원적 창의력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 거장들의 작품을 접하면 탁월함을 넘어 인류 최고의 예술가들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예술가들의 재정적 후원자는 당시 유럽 최고의 대부호 가문인 메디치가(家)였다. 메디치가는 '꽃의 도시' 피렌체의 번성을 이루어낸 정계와 재계의 최고 실력자 집안이었다.
 이탈리아의 창의성은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고 표현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듯 최고의 예술을 추구한다. 그저 상류층이 아닌, 메디치 같은 최상층의 극소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이 이탈리아에서는 느껴진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들의 완성미 넘치는 감각이 최선을 다해 최고를 추구하는 장인 정신과 더불어 예술품과 건축에서 분출되다가, 이제 상품에 이어져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가구가 고풍스럽다면, 이탈리아 고급 가구는 호화롭기 그지없다. 전 세계 왕실에서 가장 애용하는 대표적인 침구 브랜드인 프레테도 이탈리아에서 만든다. 또 아우디, BMW 그리고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가 독일에서 제작되지만, 최고급 스포츠카인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이탈리아에서 만든다.
 이러한 전통은 비단 최고의 스포츠카만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가 수공예품으로 인정받는 크레모나 지역에서 만든 바이올린인 아마티, 과르네리 그리고 스트라디바리 같은 명기의 제작에서도 나타난다. 일반 대중은 감히 상상도 못할 수준의 예술성은 천년 로마제국의 유구한 역사의 터전 위에 르네상스의 꽃으로 피어 전수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탈리아인들의 창의성은 고차원적이라고 할 수 있다.
 
 ▲ 스웨덴의 인간중심적 창의력
 성냥은 영국인 존 워커에 의해서 발명되었지만, 유독성이 없는 안전성냥(safety match)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스웨덴의 구스타프 파쉬다. 가솔린 엔진 자동차는 독일의 벤츠사가 처음 만들었지만, 자동차에 안전벨트(safety belt)를 최초로 장착한 회사는 스웨덴의 볼보(Volvo)다. 허리에만 착용하는 안전벨트 대신 스웨덴 발명가 닐스 볼린이 개발한 어깨로 지나가는 삼단 벨트(three-point belt)를 볼보에 장착한 것은 1959년이었다.
 컨버터블 차(일명 오픈카)로 유명한 사브(SAAB)는 본래 전투기 제작을 먼저 시작한 회사다. 1938년 창업한 사브의 제2세대 드라켄 전투기는 세계 최초로 자동탈출조정석(automatic-ejection seat)을 설치해 유사시 조종사의 생존율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사브에서 제작하는 제4세대 그리펜 전투기의 운영인원은 5명으로, 미국 F-16 전투기 11명에 비해서 인력 효율성을 더 높이고, 전투시 전투기가 격추될 경우 인명손실을 줄였다.
 이러한 스웨덴의 인간 중심적 창의력은 역사적 원인에 기인한다. 스웨덴은 1815년 나폴레옹 전쟁 이후 지난 200년간 전쟁에 말려든 적이 없는 나라이며, 1차, 2차 세계대전에도 개입하지 않은 나라다. 인명 존중의 문화· 사회적 배경에서 안전성에 우선을 둔 제품이 나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도 평화적 목적으로 다이너마이트가 활용되기를 희망하여 재산을 헌납해 노벨상을 제정했다.
 유럽 5개국의 창의성을 살펴보았는데 진정한 유럽 연합(EU)의 경쟁력은 28개 회원국들의 다양한 창의성을 얼마나 잘 통합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독일과 프랑스가 주축을 이룬 에어버스가 초대형 여객기(A-380) 사업에서 미국의 보잉을 앞지른 이유가 바로 다양한 창의성의 통합과 기술 혁신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한때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산업을 자랑했던 미국이 유럽의 자동차 산업에 뒤처지게 된 이유는 미국은 잠재소비자 수에 맞추어 대량생산 체제를 유지해 온 것에 반해, 유럽은 시장 환경과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어 다양한 모델을 제작해 왔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경쟁력 측면에서 유럽의 '드림 팀(Dream Team)'이란 다음과 같은 팀워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웨덴 사람이 제품 구상을 하고, 이탈리아 사람이 디자인을 맡아, 독일 사람이 제작하고, 프랑스 사람이 포장해서, 영국인이 마케팅을 맡으면 서로의 장점을 살려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조명진 박사
  EU집행이사회 안보전문보좌관
       미래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 연구위원
  저서 : 『하이-휴머니즘 :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
『브렉시트를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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