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장 속에서 살고 있다. 대부분의 창작자에게 그 시장은 생의 일부이고, 삶을 살아가는 데 커다란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생업이다.
  우리는 그런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이용권을 구매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영화표를 구매하면 영화를 시청할 수 있으며, 웹툰 포인트를 구매하면 유료웹툰도 읽을 수 있는 소비가 당연한 세상.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정당한 소비를 당연한 것이 아니라 '손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5월,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 '밤토끼'의 운영자가 구속됐다. 그가 구속됐다는 기사가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했을 때, 여러 웹툰 회사와 웹툰 작가는 경찰서에 감사를 표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밤토끼의 입장을 대변하는 댓글을 게시했다. "웹툰의 다음 회가 궁금하지만 돈을 내고 보기에는 아까운 내용이면 억울하지 않겠느냐"는 댓글이 한 둘이 아니었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최신영화 링크 공유도, 구글플레이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불법 음악 다운로드 어플도, 소설들을 유료로 공유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했던 '벚꽃도서관'도 여러 시장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 지속되는 불법적인 문화콘텐츠 공유가 이어지기까지는 도둑소비자들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도둑소비자들은 자신의 행위가 불법임을 알고 있다. 잘못인 것을 알면서도 행위에 정당함을 부여하며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도둑소비자에게 피해가 없고, 처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고작 200원이 아까워 정당함을 외면한 소비자로 인해 웹툰 시장의 저작권료 피해는 2천 400억대에 달한다. 정말 깨끗한 소비시장을 만들고자 한다면, 불법 사이트의 운영자만 처벌할 것이 아니라, 사이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해광고 업주와 도둑소비자들 또한 함께 처벌해야 할 것이다.

최영현(원예산업학과 2년)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