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부터 개혁개방을 실시한 중국의 경제는 고속도로 성장하여 국력은 물론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크게 향상 시켰다. 하지만 그에 따른 대가 또한 상당하다.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환경오염이다. 특히 폐암 환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서민들도 대기오염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정부에서는 환경오염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오염이 심각한 기업은 강제로 문을 닫거나 농촌으로 이전 시키는 방법까지 동원했다. 정부의 강력한 조치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했던 베이징(北京)시와 허베이(河北) 지역에서는 현저한 효과를 거두었지만 중부 내륙지역에 위치한 시안(西安)시는 호전되기는 커녕 갈수록 더 심각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중국과학원의 지구환경연구소와 산시西의 환경보호그룹이 협력해 '대형 태양 에너지 도시 공기 청정 종합 시스템(HSALSCS)'을 설치했다. 지난 2016년 6월에 설치되어 시범가동중인 이 시스템은 주로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작용을 각인시키기 위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탑'이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이 초대형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곳은 산시성 시안시 장안구西省西安市安이고 높이는 약 100m이다. 또한, 탑 내부 직경은 10m에나 달한다. 이 초대형 '미세먼지 제거탑'은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공기 청정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건물내부의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것이 아니라 야외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실내처럼 닫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겉으로 보기에 이 장치는 마치 큰 굴뚝이나 다름없다. 맨 아래 부분에 축구장 절반 크기의 유리온실이 있고, 그 중심에 굴뚝이 우뚝 서있다. 전문가의 소개에 따르면 이 장치의 원동력은 태양광에너지를 활용한 것이라고 한다. 온실로 빨려 들어간 오염된 바깥 공기가 태양광 에네지로 뜨거워지면서 상승기류를 형성하고, 이 상승기류가 배출탑으로 빨려 올라가면서 여과기를 거쳐 깨끗해지는 원리이다. 작동원리는 간단하지만 효과는 기대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고 한다. 초미세먼지는 물론 이산화질소, 이산화황과 같은 오염물질이 깨끗하게 걸러져 굴뚝으로 나오는 공기는 미세먼지 농도가 뚝 떨어진다고 한다. 오염된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고 정화된 공기가 빠져 나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주변 공기의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진다는 원리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 초대형 공기청정기의 효력은 주변 10km까지 영향을 미치며 주변 공기의 질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특히 사람에게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초미세먼지의 평균농도는 수치가 10%~19%로 줄었다는 통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시안(西安)시 주민들도 더 깨끗해진 공기를 체감할 수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크기가 엄청난 거물이기 때문에 소음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공기 청정탑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의 주민들도 소음에 대한 반발이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고 한다.
 이처럼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지난 겨울, "불과 1년 남짓한 짧은 기간의 시범 가동으로 이 공기 청정탑의 효력을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하면서 장기간동안 과학적이고 세밀한 측정과 분석 및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확대 설립에 서두르지 말고 먼저 이 장치에 대한 과학적인 수치 측정과 분석을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 장치의 효력이 미치는 공간이 일정하기 때문에 시안시 전역 1000평방㎞로 환산했을때 초대형 공기 청정탑을 100개 더 설치해야 하는데, 1개 당 비용이 대략 1200여만 위안(한화 20억에 해당)인 것을 감안하면 이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또 이런 장치가 전국적으로 보급 가능한지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다. 공기오염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는 서민들은 이 장치를 하루속히 보급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좀 더 전문적이고 세밀한 평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정화 교수(공자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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