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인들의 질서정연한 응원전은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경기장과 길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동일한 의상, 동일한 응원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감동이었다. ‘대~한민국’이라는 구령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이뤄지는 현란한 군무는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어디 그 뿐이었던가. 연일 방송을 통해 이뤄지던 ‘선진시민’에 대한 계몽 덕에 응원 후 경기장과 길거리에는 쓰레기 하나 찾아 보기가 어려웠다.

 오는 2006 월드컵에 맞춰 요즘은 TV와 인터넷에서 ‘꼭짓점 댄스’가 열풍이다. 한 연예인이 방송에 나와 보여 주었던 이 댄스는 ‘월드컵 때 광장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급속하게 번져나갔고, 언론에서는 앞 다퉈 ‘꼭짓점 댄스’ 배우기 코너를 마련하는 등 그 열풍은 가히 신드롬이라고 부를 만하다. 

 이것은 특별한 리더없이 개인적으로 경기를 관람하고 즐기는 서양 여러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국민의 응원문화가 집단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이 댄스는 국민이 하나로 뭉쳐 커다란 힘으로 발산할 수 있음을 우리는 증명해냈다.

 그러나 거기에 너무도 쉽게 결합하는 애국주의, 국가 중심주의를 보면서 리더의 역할에 따라 얼마든지 순수한 응원에서 벗어나 ‘특정 목적’에 이용될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희대의 사기극으로 판명되고 있음에도 국가적 이익, 애국심의 호소에 아직도 응원의 열기가 식지 않은 황우석 사태처럼 말이다.

 한국인들의 응원문화가 집단적 광기로 변하지 않으려면 응원주체 스스로가 ‘꼭짓젼의 순수성을 늘 감시해야 할 것이다.               

이 규 진 (정치행정언론학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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