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메시지의 출현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카톡, 페이스톡,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오가고 있다. 이러한 때 지인들끼리 가상공간에서 구어체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많아지게 된다. 앞으로 몇 주에 걸쳐 한 번 알아두면 유용하게 쓰일 몇몇 형태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전북 방언의 대표적인 형태 중 하나를 들라고 하면 '안녕하셔요', '잘 가셔요'에서의 '-셔요'일 것이다. 물론 젊은층은 '안녕하세요', '가세요'를 많이 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셔요'가 먼저 생긴 말이고, '-세요'는 나중에 생긴 특이한 형태이다. 일단 '-셔요'에서 확인되는 '-요'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1) TV 프로그램에서요
한국 가요사는요 조용필하고요
서태지하고요 방탄소년단이요
큰 획을요 그었대요.


 위에서 각 덩어리의 마지막에 붙은 '-요'를 모두 떼어 버리면 어떤 말이 될까?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TV 프로그램에서 한국 가요사는
조용필하고 서태지하고
방탄소년단이 큰 획을 그었대.


 (1)은 윗사람에게 쓰는 말이고 (2)는 동년배 혹은 아랫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다시 말해 (1)은 높임말 유형이고 (2)는 반말 유형인 셈이다. (1), (2)의 대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사실 '-요'의 용법은 간단하다. '-요'를 뺀 형태 또한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이어야 한다. (2)에서의 한 덩어리, 한 덩어리는 평상시 친구에게 사용하는 말인 것이다.
 음식점에 가면 다음과 같은 유형의 표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떤 것이 옳은지 헷갈릴 수 있으나 위에서의 설명을 참고하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다.


(3) 가. 어서 (오십시오 오십시요).
나. 안녕히 (가십시오 가십시요).


 '-요'를 뺀 앞말은 단독으로 쓰인다고 했다. '-요'를 뺀 형태 '오십시'가 평상시 쓰는 말인지 쓰지 않는 말인지를 따져 보면 된다. '오십시'는 평상시 쓰는 말이 아니므로 '오십시오'로 써야 한다. '십시' 뒤에는 '-요'가 아니라 무조건 '오'가 놓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3나)의 '가십시오'도 마찬가지이다. '가십시오', '오십시오', '드십시오', '남기지 마십시오'에서처럼 무조건 '-십시오'로 쓸 수 있도록 하자.
 아래에 제시된 '아니오/아니요', '답하시오/답하시요'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4) 가. 다음 몇 가지 물음에
'예', '아니오'로 답하시오.
나. 다음 몇 가지 물음에
'예', '아니요'로 답하시오.

다. 다음 몇 가지 물음에
'예', '아니오'로 답하시요.

라. 다음 몇 가지 물음에
'예', '아니요'로 답하시요.

 
 '아니요'에서 '-요'를 뺀 '아니'는 단독으로 쓰일 수 있다. 친구와 대화할 때 '응/아니'라고 한다. '답하시요'는 틀린 말이다. '-요'를 뺀 나머지 말, '답하시'를 평상시에 쓰는 말인지 쓰지 않는 말인지 생각해 보자. '답하시'를 평상시에 쓰지 않으니 '답하시오'로 써야 할 것이다. 그러니 정답은 (4나)이다.
 필자는 모두(冒頭)에서 '안녕하셔요/잘 가셔요'라는 전북 북부 지방의 인사말을 소개하였다. 이쪽 사람들은 오히려 원칙적인 형태를 구사하며 살아간다.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하셔요/가셔요'는 훌륭한 말이다. "바쁘면 얼른 하셔/바쁘면 얼른 가셔"와 같은 문장이 말이 된다. '하셔/가셔'가 현재 쓰이는 말이므로 거기에 '-요'를 붙인 '하셔요/가셔요'는 옳은 표현이다. 서울 사람들이 굉장히 자주 쓰는 말 '하세요/가세요'는 나중에 생긴 형태라 했다. 물론 '-셔요', '-세요', 두 형태 모두 표준어로 인정받았다. 다음 문제를 풀어 보자.


$이걸 사용하셔도 되고 '참고'
형식으로 사용하셔도 되겠네요
A: 고마워
B: 별말씀을(요)

 
 '별말씀을이요'는 들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또 '웬걸요'는 들어 봤어도 '웬걸이요'는 들어 보지 못했을 것이다.

 
(5) Q: 어디 가니?
A: (도서관이요 도서관요).


 (5)의 '도서관이요'에서 '-요'를 뺀 앞말, '도서관이'는 '도서관이 넓다', '도서관이 아름답다' 등과 같은 문맥에 쓰이는 것이다. 그래서 '도서관요'가 맞는 것이다.


(6) 잊지 (말아요 마요).


 친구에게 쓰는 반말이 무엇인지 떠올린다면 답이 나올 것이다. '잊지 말아'라고 하는 사람보다는 '잊지 마'라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잊지 마요'가 정상적인 말이다. 그런데 2015년 12월에 '잊지 말아'도 표준어가 되었다. 복수 표준어인 셈이다. 그러니 '잊지 마요', '잊지 말아요', 둘 다 맞는 표현이 되었다. '잊지 말아라'와 '잊지 마라'도 복수 표준어이다. 이들은 직접 명령이고 '잊지 말라'는 간접 명령이니 구분이 필요하다.

임석규 교수(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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