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로맨스와 거리가 먼 필자는 남자친구와 극장에서 하이틴 로맨스 영화를 보게 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매우 뻔한 시한부의 사랑 이야기인 <미드나잇 선>. 영화 <미드나잇 선>은 '한여름 밤의 설렘 로맨스'라는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사랑을 아름답고, 순수하게 그려내어 더욱더 찬란함이 느껴지는 영화였다고 평가해본다.
 태양이 없는 밤에만 외출이 허락된 소녀 케이티는 XP(색소성 건피증)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어릴 적부터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햇빛을 피해 살아야 했던 케이티에게는 유일한 단짝 친구 모건, 그리고 창문 너머로 10년째 짝사랑 해온 찰리가 그녀 인생의 빛이었다. 어느 날 한밤 중, 집 근처 기차역에서 버스킹을 하던 케이티 앞에 찰리가 나타난다. 너무 놀란 케이티는 횡설수설하며 노트를 놓고 사라지고, 그런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하던 찰리는 케이티가 놓고 간 노트를 돌려주는 계기로 재회하게 된다. 그렇게 우연히 마주친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매일 밤마다 데이트를 하게 된다.
 케이티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연애를 하고 싶기에 찰리에게 자신이 희귀병을 앓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기로 한다. 그녀는 결국 솔직하게 고백하라는 아빠와 모건의 말을 듣지 않고 찰리와 함께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해가 뜨기 전에 돌아왔어야 했지만, 케이티의 시계가 고장 나는 바람에 해 뜨는 시간을 맞이하고 만다. 잠깐이지만 햇빛에 노출된 케이티는 이후 점점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그녀는 삶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찰리는 케이티와 끝까지 함께하길 약속한다. 그들은 평범한 연인들처럼 낮에 데이트를 즐기는 등 '우울한 새드 엔딩'이 아닌 '행복한 새드 엔딩'을 맞이한다. 마침내 케이티는 자신의 마지막 소원, '눈 부신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기'를 찰리와 함께 성취하며 생을 마감한다.
 달콤 씁쓸한 결말로 끝난 영화는 XP라는 소재가 영화 전개에 있어 핵심요소가 된 것 같다. 즉, 그들의 사랑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이 더 환하게 빛났다. 단순히 이들의 사랑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서 더욱 한정적 시간을 주게 됐고, 한정적인 시간은 '함께한 시간의 소중함'을 간절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요소가 됐다. 케이티의 제약적인 삶을 최대한 행복하게 해주려는 가족과 친구들의 덤덤한 모습이 어쩐지 더 슬펐고, 마음속으로 눈물을 꾹 참게 만들었다.
 필자는 모든 '죽음'은 반드시 '새드 엔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행복한 새드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케이티는 슬프지만 행복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녀는 짧더라도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가족과 친구, 그리고 격렬히 사랑했던 연인과 행복한 삶을 보냈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싶을 때 하늘을 쳐다보기만 하면 돼" 이 말은 케이티가 찰리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다. 케이티에게 찰리는 어두운 밤을 비추는 그녀만의 태양이었다. 사랑을 하는 그들은 서로를 비춰주는 태양이었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었던 순간, 비록 그 시간들이 짧았지만 너무도 값지고 빛났기에 우리는 그 소중한 시간들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이 영화는 우리에게 '함께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기회를 던져준다.
 
 

  조수민(행정언론학부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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