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네상스(Greynaissance)는 백발이라는 뜻의 그레이(grey)와 르네상스(renaissance)를 합친 용어로서,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소비하는 5060세대를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기존의 패션, 화장품 등 주로 소비의 타깃이었던 2030세대와는 달리, 과시보다는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세대를 지칭한다. 은퇴 후 경제권과 실권을 잃어 위축되기 쉬운 세대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면서 각 분야에서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것은 고령일수록 경제적으로 빈곤하거나 건강, 사회 관계 등에서 어려워져 소외되기 쉽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에 제대로 못 꾸미던 자신을 위해 경제력을 갖추고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펼치는 고령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화점, 온라인 여행사, 패션을 비롯한 유통업계 등에서 그레이네상스 세대들의 전년 대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 명품 패션업계에서는 시니어 모델들을 기용하는 등 구매력 있는 시니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기획되고 있다. 미래 성장을 주도할 핵심 산업으로 '시니어 비즈니스'가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중이 7%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다. 최근 통계청 '2017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7백11만 5천 명(14.2%)으로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 17년 만에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중이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하였다고 한다. 유소년인구 6백 63만 2천 명(13.3%)보다 48만 4천 명이 더 많은 수치이다. 이러한 통계수치는 2018년 현재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이다. 기존에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은 1970년 고령화사회에서 1994년 고령사회로 진입할 때까지 24년이 걸렸다고 하고, 프랑스는 115년, 미국은 73년, 독일은 40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런 추세로 보면 우리나라는 2025년에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40%에 달하는 초고령 사회에 도달한다고 예측하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고령사회가 된 우리나라에서 '그레이네상스' 이외에도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액티브 시니어', '골든 그레이' 등의 용어들은 생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심각한 현상 또한 대두되고 있다. 2017년 10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불평등한 고령화 방지(Preventing Ageing Unequally)'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66~75세 42.7%, 76세 이상은 60.2%로 38개 비교대상 회원국 중 1위이다. 이것은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하는 노인복지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아직은 생소할 수 있는 '그레이네상스'가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변화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고령사회 어르신들의 삶을 더욱 편안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획기적인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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