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생 모집 공연을 펼치고 있는 하울

 대학로를 거닐다 보면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아닌 감미로운 연주 소리와 함께 노랫소리가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노랫소리를 따라가 보면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거리의 음악가'들이 자신의 연주와 노래 솜씨를 뽐내고 있다. 우리의 발걸음을 사로잡은 이들은 음원차트 1위 가수가 아닌 일반인으로, 길거리에서 연주나 노래를 하는 일종의 거리 공연인 버스킹을 하고 있는 중이다.  버스킹은 '길거리에서 공연하다'라는 의미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된 용어로,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것을 뜻한다. 버스킹을 하는 공연자를 버스커(busker)라 부르며, 버스커들은 악기, 마이크, 휴대용 앰프 등을 들고 다니며 거리 곳곳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공연을 즐긴다.      연예인들도 함께하는 거리공연 '슈퍼스타 K'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과 함께 버스킹의 인기도 상승했다. 그들은 거리에서 춤과 노래, 연기 등 자신의 끼를 꾸밈없이 발산하며 관객들과 소통한다. 방송 무대나 공연장이 아닌, 거리가 일반인들에게는 '무대'가 되는 것이다.  끼가 있는 자라면 누구나 거리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펼치는 버스킹이 과거에 주로 무명의 음악가들의 재능을 펼치던 거리 행사였다면, 지금은 이름이 익히 알려진 음악가·연예인들도 방송 무대 밖에서 버스킹을 펼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즉, 버스킹은 신인 가수에게는 행인들에게 자신을 알리거나 인지도를 높힐 기회가 되며, 버스킹 무대를 촬영해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의 각종 매체를 이용해 홍보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오랜만에 컴백을 하는 가수들은 콘서트 무대 못지않은 게릴라성 버스킹 무대를 진행하며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알리는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일반인에게는 자신의 재능을 뽐내는 기회의 장, 연예인에게는 또 하나의 홍보 수단이 되는 버스킹은 '거리'라는 무대로 남녀노소를 끌어당기고 있다. 이러한 버스킹은 주된 무대인 홍대만이 아니라 우리 대학의 대학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대학 버스킹 동아리 '하울' 우리대학 중앙 동아리에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하울'이라는 동아리가 있다. 한 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버스킹을 진행하는 'Harmony'와 'Soul'의 합성어로 음악을 자유롭게 즐기고 싶은 학생들이 모여 한 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버스킹을 진행하는 4년 차 음악 동아리다.  '버스킹은 문화적 소통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하울' 회장 박경주 씨(기계자동차공학부 4년). 그는 첫 버스킹에서 "떨림을 감출 수 없어 실수도 많이 했지만, 정기적으로 공연을 이어가면서 관객과 소통도 주고받을 정도로 즐기게 됐다"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버스킹 문화도 알리고, 대학로 문화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박경주 씨는 "익산 중앙시장 공연에서 만난 관객 중 중학생 친구들과의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며, "이러한 만남을 가질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공연이 된 것 같다"고 버스킹의 장점을 말했다.    예술이라는 이름의 불편함  버스킹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버스커의 인기에 따라 수입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꿈을 위해 서기도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기도 한 버스킹은 안정된 공연 기회는 많이 부족하고 수입 또한 불확실하다.  예술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버스킹은 정해진 장소, 위치가 아닌 길거리 어디든 무대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거리에 있는 모든 곳에서 공연을 해도 된다는 뜻일까?  홍대와 신촌 등은 버스커들로 거리가 발 디딜 틈 없이 포화상태로 변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음악 소리가 소음으로 변하기도 한다. 버스킹으로 인한 소음 문제로 주변 상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통행에도 불편함을 주고 있다.  이에 일부 버스커들은 "우리 같은 사람들 때문에 거리에 생기가 넘치는 것"이라며, "버스킹을 시끄럽다고 기분 나쁘게 볼 게 아니라, 외국처럼 자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음악이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버스킹의 소음을 규제할 법적 규정이 없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에서 공연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전부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행법상 공연 소음에 대한 형사상 처벌 규정이 없고, 자치단체 조례에도 시간·장소 등의 기준 제한도 없기 때문이다.  마포구에서는 '버스킹 사전 신고제'를 도입하면서 밤 10시 이후 공연을 금지했지만 큰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서울시 문화본부에서는 "2015년부터 '거리예술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히며, "거리공연에 대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문화 교류의 장, 버스킹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예능프로그램 '비긴어게인2'를 보면, 버스커들은 낯선 거리에서 오로지 음악 하나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아름다운 무대를 꾸미면서, 많은 관객들과 호흡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자기만의 색깔을 표현하고 문화로 성장해 나가 문화 교류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추세이다. 시·도 지자체에서는 청년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는 '청춘 마이크' 사업은 학력, 경력, 수상에 관계없이 열정, 재능만으로 설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 문화예술계로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일자리 창출 효과 증대를 위한 사업으로 버스킹 공연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국 버스킹 페스티벌, 인천 버스킹 경연대회, 2018 방방곡곡 버스킹 등 전국에서 버스킹 축제를 열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신만의 멋과 음악을 이야기하는 버스커들이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기며, 추억을 만들어주는 시간이 되고, 걷고 싶은 거리, 듣고 싶은 음악, 찾고 싶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   김나영 기자 piny6767@wku.ac.kr   이애슬 기자 dldotmf3295@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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