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반가워 코스모스를 보러 갔다가 마음이 아파서 돌아왔다. 길에서 만난 강아지들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마주친 강아지는 어느 시골 가옥 마당에서 꼬리를 흔들며 나를 맞아줬다. 남은 생을 목줄이 만든 궤도만을 돌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한없이 밝게 꼬리를 흔들던 그 강아지가 가여웠다. 그러나 더 안타까웠던 점은 버려진 유기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어떤 유기견들은 인적도 드물고 험한 곳에서 떠돌고 있어,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고 한다. 유기 동물 역시 매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사회적 약자와 같은 존재로서 동물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퓨마가 사살되는 불행한 사건이 있었다.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씨월드에 사는 범고래는 스트레스로 인한 자학행위로 지느러미가 찢어지는 일이 있었다. 덧붙여 청주에 위치한 반려동물 보호 센터에서는 유기견을 산 채로 냉동고에 넣어 죽음에 이르게 한 학대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사회에는 동물권을 간과하면서 비롯된 비극이 끊이질 않고 있다. 동물은 말할 수도 없고, 대신 말해주는 이도 없으며 우리의 일상에 들어온 이상 다른 터전으로 방생하기도 어렵다. 포화상태에 놓여있는 유기동물 보호소와 야생동물들이 누비기엔 너무도 열악한 동물원, 우리와 생활하는 반려동물들. 그들은 액세서리도, 수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유희적 수단이 될 수도 없다. 인간 또한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그들을 치유하고 보듬어줄 수 있어야 한다. 생명은 지구 안에서 모두 평등하기 때문이다.
 모든 동물이 행복하기를 바라며 어느 칼럼의 제목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동물도 감정이 있다, 고로 공존해야 한다.'
 
이상미(문예창작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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