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학기 개강을 하면 단과대학마다 어김없이 치르는 연례행사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체육대회이다. 고래로 지·덕·체라 하여 학교교육에서 심신의 단련도 중요한 과목으로 인정해오던 터이며, 단과대학마다 그 행사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러한 체육대회 행사가 하나의 요식행사(?)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듯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예전에는 소속학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회에 참여하여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최근에는 학교·학과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취업이나 전공과 관련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어 학생들이 체육행사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학생회장은 행사 1주일 전에 학생복지처에 체육대회 행사원을 제출하여 재가를 받았고, 그 덕분에 운동장의 사용도 허가를 받은 터였다. 그런데 이 행사에 참가했던 학과별 학생들은 정원의 반수를 거의 넘지 못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교무처 학사지원팀에서는 학교 방침에 의하여 체육대회 시간을 교양수업이나 전공수업과 관련시켜 공결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그것은 분명히 이율배반적인 학사행정임에 틀림없다. 학생들더러 체육행사를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하지 말라는 것인지,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과교수들도 어떻게 할지 선뜻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지도에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공결처리에 관한 부분은 교육부에서 내려온 지침이라고도 한다. 혹시 그렇다면, 물론  그 지침이 분명히 그릇된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진 후에 해야 하지만, 교육부에 정식으로 건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체육대회 같은 축제를 축제답게 치를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이 즐거운 축제마당에서 학생들이 운동경기를 통하여 서로 자웅을 겨루는 경쟁심과 아울러 동료나 선후배 간에 협동심도 기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러한 행사가 학사일정에 지장을 주는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해야만 한다면, 그러한 판단을 바꿀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은 없는 것일까?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올림픽의 슬로건이 바로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Sound body, Sound mind)'이었다. 신체 단련이 단순한 신체 단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정신 단련과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단체 체육활동을 통해 소속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면, 취업스트레스, 학업스트레스, 대인관계 및 대학생활 적응문제 등으로 인한 대학생의 심리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공 실기실과 강의실에서 학업에 진력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하루쯤 드넓은 운동장에서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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