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환 기자

  '나는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 걸까?' 요즘 나에게 스스로 되묻고 있는 말이다. 올해 24살, 두 달 뒤면 25살이 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 질문은 어른이 됐을 때부터, 구체적으로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십 대의 마지막 19살부터 잊혀질 만하면 내 머릿속에서 다시 떠오르곤 했다. 그럴 때마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대수롭게 넘겼다. 어린 시절 '나중에 공부해도 대학은 갈 수 있겠지', '대학교만 졸업하면 아무 데나 취업은 하겠지' 등 그저 막연했던 기억뿐이었다. 나는 어느새 시간이 흘러 어른이 돼 있었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어린 시절에 머물러 해답을 찾지 못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구절이 있다. 작은 일에 치우치지 말고 큰 흐름을 읽으라는 뜻으로 우리들에게 말하고 있지만, 난 그 '숲'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나 자신이 스스로 보기 두려워 피했던 것도 같다. 아직까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나는 불안했고, 반면에 주위 동료들은 확고한 자신들만의 숲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한 그루씩 심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초조함 느껴 한탄하기 바빴다. 적어도 과거에 나는 그랬다.
  대학교 1학년 생활을 마치고 휴학을 했다. 군 복무 때문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이제는 어린 시절에 머물지 않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내가 제일 잘하는 건 뭘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뭘까'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그 시간들이 무색할 정도로 그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피하기만 했던 그 고민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에게 다시 한 번 더 질문을 던졌다. '그럼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건 뭘까' 의외로 이 질문의 대답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올해 복학한 2학년 1학기 대학생활은 3년 전 1학년에 비해 바쁘게 지나갔다. 학기 초 가장 먼저 한 일은 <원대신문> 수습기자로 지원한 일이다. 대학 학보사인 <원대신문>에 입사한 후 본격적으로 기자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흥미를 느꼈고, 내가 쓴 다양한 주제의 기사가 신문에 실리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또한 그동안 반복되는 대학생활에서 벗어나 여러 부속기관이나 단과대학을 취재 다니면서 새로움을 느꼈다. 학기 말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원해주는 직접 참여가 가능한 캠프나 경진대회 그리고 진로, 취업, 창업 등 다양한 테마로 진행되는 특강까지 많은 행사에 참여하면서 내 스스로 만족할만한 대학 생활을 보냈다.
  현재 2학기를 보내고 있는 나는 여전히 <원대신문>기자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특히 이번 학기는 하고 싶은 일들을 '버킷 리스트'로 만들어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일들을 전공 공부와 함께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막연하게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기에, 힘든 것보다 오히려 즐겁다.
  나는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나무를 심고 있다. 남들은 먼저 숲을 정하고 그 숲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지만, 반대로 나는 숲을 정하기 전에 내가 심고 싶은 나무를 심는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놀기만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모든 일은 나에게 좋은 경험으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좋은 경험들을 나무의 뿌리를 내리게 하는 거름이 돼 나만의 숲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처럼 우린 누구나 다 높이 날고 멀리 보고 싶지만, 그것이 힘들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금 낮게 난다고 해서 날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멀리 보지 못한다고 해서 앞을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높이서 멀리 바라보는 것보단, 멈춰 있지 않고 날아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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