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8일,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퓨마가 탈출한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퓨마가 탈출한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생중계된 것이 이목을 끌었다. 인간의 욕심으로 맹수를 우리에 가뒀고, 인간의 실수로 맹수를 놓쳤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은 퓨마였다. 먹이사슬의 최상위층에 있는 동물은 인간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수많은 동물들이 인간에게 희생당하고 있다. 개구리는 어린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위해 과학시간의 해부도구로 사용됐다. 쥐는 인간의 건강을 위해 의료실험의 도구가 되고, 토끼는 인간을 가꾸는 화장품을 만드는 도구가 됐다. 최근 '실험동물 지킴이법'이 통과되면서 등록되지 않은 시설에서 실험동물을 공급받는 것이 금지 됐지만, 등록 기준이 미흡하다보니 동물의 처우를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동물보호법에는 동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동물실험 중 진통, 진정, 마취제의 사용 등 수의학적 방법에 따라 조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8년 현재 기준 동물실험 실시기관 중 수의사를 고용한 기관은 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락사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암세포를 달고 사는 쥐나, 눈썹에 화장품이 잔뜩 발린 채 눈도 뜨지 못하는 상태로 살고 있는 토끼에게 동물권이 보호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그리고 인간은 많은 동물들을 잡아먹으며 살고 있다. 소와 돼지, 닭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반려동물로 많이 기르고 있는 개까지 식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인간에게 동물을 식용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할 수는 없지만, 동물이 살고 있는 동안과 죽은 후의 그들의 동물권은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삼겹살데이', '치믈리에' 등 동물의 죽음을 유희적으로 소비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동물이 태어난 이유는 인간의 삶에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의 존재의 이유를 인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김경민(국어국문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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