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국어 어문규정에서 '표준어'를 "교양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현대 서울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수업하면서 내가 학생들에게 늘 하는 질문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대체로 "학식이 있는 사람, 배려할 줄 아는 사람, 예의 바른 사람"이라 대답하고, 드물게 "문화적 소양이 있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내가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개인의 삶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다원화된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구성원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소양이 '교양'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학생들이 교양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로부터 시작하여 교양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자.
 '교양(敎養)'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다. 이 뜻풀이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교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전의 뜻풀이를 단순화하면, '상식' 또는 '문화적 문식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문화적 문식성이란 대체로 개인이 사회ㆍ문화적 소통에서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문화에 대한 기본적 지식을 말한다. 문화를 넓은 의미로 해석하면, 문화적 문식성은 인간 삶의 총체적인 방식, 신념, 태도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문화적 문식성이 있다는 것은 어떤 사회가 지니고 있는 전통, 관습, 도덕률, 삶의 방식 등에 대해 인식하고 그것의 가치와 장단점을 알며, 그것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문화적 문식성은 '상식'과 많은 부분이 중복된다.
 '상식(常識)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다. 여기서 지식은 학식 외에 그 사회와 문화가 지니고 있는 전통과 관습, 도덕률, 삶의 방식 등에 대한 이해까지를 포함한다. 이렇게 보면 상식과 문화적 문식성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학식은 어느 정도의 수준을 이르는 것일까? 2017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최근 약 20여 년 동안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률은 약 99.7%이고, 고등학교에서 대학 진학률은 약 70%라 한다. 대학 교육은 전공과목을 좀 더 깊이 탐구하는 과정으로 보면,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은 고등학교 과정까지 학습하고 경험하여 습득한 지식이라 볼 수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상식 있는 사람이 갖추어야 하는 학식은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모두 상식이 있는 사람들인가?
 상식은 학식 또는 지적인 면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많이 배웠거나 좋은 대학을 졸업한 사람, 다방면에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이 상식이 있는 사람 또는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히려 배려심 있는 사람에 대하여 상식 있는 사람이라고 더 즐겨 말한다. 배려심은 타인과 공감하고, 타인의 처지에 감정이입하는 마음이자 능력이다. 이 배려심이 실천적으로 드러나면 타인에 대한 존중과 예의, 법과 질서를 지키는 행동,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여러 행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자 하는 노력 등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교양 있는 사람은 내재된 배려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양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교양 있는 사람은 고등학교 과정을 수료한 정도의 학식이 있으면서 특히 배려심이 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 또는 인간 삶의 총체적 모습에 대해 이해하고, 자신이 이해한 것을 실천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교양은 행동으로 옮겨져야 교양이다.

  조창규 교수(국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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