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와 관객의 소통을 추구하는 ‘2005 전주시민영화제’가 ‘완전(完全)+반전(反轉)!’을 컨셉트로 내걸고 21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 영화제는 정형화된 틀과 인식을 깨뜨리고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목표 아래 지역 경쟁작품인 온고을 섹션과 초청작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포즈 섹션, 찾아가는 영화관 희노애락구애전 섹션으로 구성해 이목을 모았다.

 요즘 영화의 추세가 상업적으로 변해가면서 왜곡된 지역의 독립영화의 일침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3월 22일 전주시민영화제가 진행되고 있는 메가박스(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를 방문했다.

 때마침 기자가 방문했을 때 프로포즈 섹션 중 ‘완전+반전!’ 코너의 5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는데 상영관 안에는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관객들은 하나같이 독립영화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보였다.

 ‘완전+반전!’에서는 영상에 대한 편향적 시각과 세상에 닫혀있는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19세 소년의 성(性)정체성 찾기가 주제인 <나와 인형놀이(연출 김경묵)>,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자신에 대한 질문으로 풀어내는 <울타리 넓히기(연출 황선희)>, 60대에 버림받은 양공주의 죽음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 <세라진(연출 김성숙)>, 장애인의 성적 욕구와 여성의 욕구를 그린 <아빠(연출 이수진)>, 식욕과 부부, 피동과 능동의 의미를 나열해 놓은 <인 하우스(연출 노내경)> 등 5편의 독립영화가 상영됐다.

 김봉수 씨(우석대, 컴퓨터공학부 3년)는 “독립영화에 대해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접할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 기회에 독립영화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완전+반전!’ 코너에 소개되는 5편의 영화는 관람객이 영화를 본 뒤 요금 지불 여부를 결정하는 ‘후불제’방식을 자신있게 도입해 이색적이었다.

 그러나 후불제 방식이 ‘감독의 도발적인 표현이 거슬린다면 관람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좋다’는 취지로 마련됐다지만 동성애자의 성관계 장면, 자폐아인 딸을 성폭행하는 장면, 구토하는 모습 등의 도발적인 표현은 관객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영화 상영 도중 “아∼뭐야?”, “우리 그만 나가자”는 말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특히 110여 분에 걸친 영화 상영시간 동안 관람객의 2/3가 상영관을 빠져나갔으며 ‘연출가와의 만남의 시간’의 자리에는 20여 명도 채 되지 않은 관람객만 참석해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한 관람객이 “아무리 독립영화라지만 성기노출과 남성을 혐오스럽게 여겨 거미로 표현하는 등의 표현은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하자 김경묵 연출가는 “독립영화란 상업영화로부터 탈피하고 표현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독립영화는 방송과 언론의 눈치를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립영화는 사람들로부터 ‘지루한 영화’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상업영화와는 달리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시 되고 주제와 형식제작방식 면에서 차별화 되어 연출가의 독창적인 사고가 드러난 까닭이다.

 이수진 연출가는 “독립영화를 보려면 ‘재미있다’와 ‘재미없다’로 구분하는 흑백논리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상업영화는 영화의 참된 순수함이 전혀 가미돼 있지 않다.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며 관객을 일깨우는 독립영화만이 영화의 참된 순수함을 지녔다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도 관람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상업영화만 너무 관람하지 말고 독립영화에도 눈길을 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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