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유명 연예인들의 이름이 하나 둘 등장하더니 다음날까지도 계속 도배가 된 적이 있었다. 속칭 '지라시', 공식 명칭으로는 증권가 정보지에 유명연예인들의 이름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지라시의 주인공들의 해명과 입장 정리가 발표되지 않자 지라시의 내용을 기정사실화 하며 가십거리로 삼고 비난했다. 그런데 '소문의 주인공이 직접 해명하지 않으면 소문이 사실'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과연 그래야 마땅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 당해 있다"고 말했다. 지라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알 수 없는 경로로 떠도는 것이기 때문에 역정보와 가짜 정보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악의적으로 꾸며낸 문장을 진실인 척 여러 소문에 섞어서 유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수의 사람에게 전파되는 소문은, 그러한 과정에서 어느새 사실이라도 된 것 마냥 행세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제멋대로 확산된 소문의 피해자들에게는 해명의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 유포된 지라시는 연예계 종사자들의 실명 노출은 물론이고 그들의 인성, 불륜 등을 의심하는 추문을 담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들의 사실 여부보다도 그들의 인권을 더 주목해야 한다. 추문의 진위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고, 지금 네티즌들은 연예계 종사자인 당신들의 평판을 위해 사생활을 당연히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퍼진 소문에, 잘못을 부정하고 해명해야 하는 의무가 그들에게 마땅히 주어져야만 하는 것인지 우리는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오진향(국어국문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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