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심리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심한 불안과 우울, 사는 의미와 가치 상실로 고민하며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그들의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신조어인 '헬조선', 'N포세대', '흙수저·금수저' 급기야 '이생망'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고용세습', 폭등하는 집값,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취업난 등 높은 진입장벽에 둘러싸인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자조적이고 절망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표현들은 현 사회에서의 청소년들의 좌절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서, 절망적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에 대한 희망 자체를 놓아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청소년의 심리건강 위기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치열한 입시경쟁을 거쳐 대학에 들어와 열심히 '스펙'을 쌓으며 취업 준비를 하지만,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가난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노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전 세대들과는 달리, 부모의 경제력이나 불공정한 장치들로 인해, 치열한 경쟁을 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취업난, 결혼·출산과 관련된 문제들은 생각하지도 못하게 만드는 현재의 상황, 사회 전방위에 걸쳐 연일 불거지는 각종 비리 사건 등이 청소년들의 심리건강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한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현정부가 적폐청산과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해결하려 하고 있지만,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병적인 현상을 걷어내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공정한 자유경쟁과 미래를 향한 변화를 저해하며 공동체 의식마저 무력화시키는 왜곡된 자본주의 문화를 바로잡으려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요원하다. 눈앞의 물질적 이득에 대한 집착과 극단적인 이기심에서 비롯된 불공정 행위와 각종 비리는 우리 사회의 가치관을 혼란에 빠뜨리고 구성원들의 절망과 분노만 키울 뿐이다. 속속 드러나는 병적 증상에 대한 처치도 중요하지만, 개인과 기업 그리고 사회 전체가 추구해왔던 가치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궁극적인 지향 가치를 도출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미래가 '세습'과 '사유화'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가 아니라, 개인의 능력이 존중되는 사회, 즉 개인이 속한 공동체가 자신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해줄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기술의 발전에 떠밀려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특성을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배려와 나눔과 협동, 다시 말해서 소통과 화합의 문화가 꽃피는 따뜻한 사회공동체의식을 되살려야 한다.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가정이 행복한 가정인 것처럼, 행복한 사회는 구성원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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