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사고는 없지만 예상할 수 있는 사고는 있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지만, 관리가 소홀히 이뤄지는 곳에서는 더 위험한 상황과 마주할 수 있다. '안전불감증'이란 '모든 것이 안전할 것이며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질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안전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요즘 세대에서 많이 겪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편성채널 MBN에 따르면, 지방의 외진 곳에 위치한 한 농협에서는 점심시간에 전 직원이 창구를 비운채 한곳에 모여 식사를 해오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경우 강도가 들게되면 제압당하기 쉽고, 창구에 있는 비상벨을 누를 수도 없다.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불과 30m 거리에 치안센터가 있어 괜찮다"고 했지만, 순찰을 집중적으로 돌 뿐, 센터 내에 상주하는 경찰관이 없어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괜찮다"는 관계자의 말과는 다르게 농협 내부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만약 강도가 들었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것이다. 실제로 경북도 내 은행 1천561개소 중 경찰 직통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단 6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북도 내 모든 은행에 비상벨 설치 현황을 파악한 결과 비상벨 설치율이 3.9%(1천561곳 중 61곳)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안전에 대한 안일한 태도는 범죄 발생 시 더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은행마다 자체 치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다른 세상 이야기하듯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는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우리는 그럴 일 없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위험에 노출된 뒤에는 너무 늦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서 조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이라고 생각한다.
김주영(행정언론학부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