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지 기자

 중·고등학생은 반드시 채워야 하는 봉사활동 시간이 있다. 대학 입시에도 봉사활동 점수가 반영되기 때문에 학생에게 봉사활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이는 대학에서도 적용된다. 학과마다 다르겠지만, 한 주에 4시간씩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사회봉사' 과목을 수강해야 졸업이 인정되는 학과(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상당수의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지난 해 경기도 여주시에서 실시한 '자원봉사 참여 의향 및 참여를 어렵게 하는 이유, 참여 희망 분야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자원봉사 참여 의향 없음이 71.5%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많은 사람이 자원봉사를 꺼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는 그렇지 않지만, 필자도 중·고교시절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담임선생님의 "봉사활동 60시간을 채워오세요"라는 엄한 말씀에 필자는 공설운동장에 버려진 쓰레기 줍기, 청소년문화의 집 찾아가 화장실 청소하기, 요양원에 가서 노래 부르기 등의 봉사활동 시간 채우기에만 급급했다. 필자는 아무 생각 없이 기관에서 시키는 일만 했다. 그래서인지 수동적인 봉사활동에서는 보람을 느끼기 어려웠다.
 봉사활동에 부정적이던 관념이 바뀌게 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부터다. 아직 많은 시간을 할애해 봉사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왜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시설을 관리하는 봉사활동을 주로 했다. 시설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 말이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와서 하게 된 봉사활동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중심이 되는 봉사활동이었다. 
 필자가 경험한 봉사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장애인 거주 시설 '동그라미'에서 했던 봉사활동이다. 이 봉사활동은 '동그라미'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과 함께 산책하고, 운동을 도와드리는 것이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봉사를 하기 전, 필자는 '장애인'하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맞닥뜨리면 모진 생각이 튀어나왔다. 옳지 못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이 바뀐 것은 물론이고, 대상자분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필자가 배운 것 중 하나가 '사람은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담당했던 분은 본인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 분이셨다. 가방에서 몰래 꺼내 손에 쥐어준 사탕, 산책하면서 필자에게 선물한 한송이 꽃을 아직도 필자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필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표현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동그라미 봉사활동을 통해 표현하고 받는 일이 얼마나 기쁜 것인지 알게 됐다. 
 만약 동그라미 시설의 봉사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필자는 아직도 장애인에 대해 편견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대목에서 하고 싶은 말은 '경험'해보라는 것이다.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도전하지 않는다면 항상 제자리걸음일 것이다. 알버트 슈바이처의 명언 "나는 당신이 어떤 운명으로 살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만은 장담할 수 있다. 정말로 행복한 사람들은 어떻게 봉사할지 찾고 발견한 사람들이다"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슈바이처 박사의 말처럼 자신이 찾은 자신만의 봉사를 통해 '정말로 행복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정은지 기자 dytjq0118@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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