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첫눈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곧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따스한 방 안에 앉아 창밖으로 새하얗게 물들어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겠지. 시린 손을 녹여줄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한 해의 마무리가 될 것이다.

 일 년이란 시간은 짧은 것 같으면서도, 길다. 문득 돌이켜봤을 땐 속절없이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지나간 시간을 회고할 때면, 후회도 뒤따라온다. 더 열심히 할 걸. 그땐 그렇게 할 걸.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라고, 아프니까 청춘인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솔직히 지금 힘든 건 힘든 거다. 하지만 누가 대신 아파해줄 수 없다는 것도 알기에 그냥저냥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수록 그만큼 아픔의 무게도 덜어질 테니까.
 이제 곧 방학 시즌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학우 여러분이 방학을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궁금하다. 방학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간이다. 이 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 학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필자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먼저 휴학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해외로든 국내로든 여행을 떠날 것이다.
 사실 방학이라고 꼭 뭔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너무 게을러져서도 안 될 일이지만, 잠깐 쉬어가는 것도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방학(放學)이라는 말이 놓을 방 자에 배울 학 자를 쓰지 않는가. 잠깐이라도 좋으니 펜을 놓고 숨을 좀 골라보는 건 어떨까. 좋든 싫든 벚꽃은 또 다시 피어날 테니까.
 
  김정환(문예창작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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