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학교가 60주년을 맞게 되고 그곳에 내가 서있게 된 것은 갑자기 마주 친 행운과도 같은 추억이다.

 학교 곳곳에 있는 나무결 속에서 학교 건물의 빗금들 속에서 세월이 그만큼 흘렀다는 것을 알려주는 낡게 삐거덕 거리는 책상에서 학교가 그만큼 오래 숨 쉬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아직 내가 살아가야 할 나날보다 더 오래 살고 있는 학교에 들어서면 그 어딘가에 깊게 내쉬고 있는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60년 동안 학교는 혼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보다 먼저 이곳을 거쳐 간 많은 선배와 지금의 많은 후배들이 있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걸을 때도 책상에 앉아 공부할 때도 도서관에서 책을 찾을 때도 가끔은 몇 십 년 전에도 누군가 나처럼 학교를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맡기도 하고 쉬기도 했을지 모른다.

 학교만큼 아련한 시간을 떠올리기도 하고 추억을 발견하며 여러 세대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곳도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현실에 안위하며 살고 있겠지만 학교는 언제나 이곳에서 변하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새 학기 때처럼 우리들과의 추억과 기억을 간직한 채 또 다른 새로운 학생들과의 새로운 추억을 간직 하며 있을 것이다.

 언제나 학생들 편에 서서 우리들을 감싸 안아 주고 우리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는 학교로, 높은 곳에 우리가 우러러 봐야 하는 학교가 아니라 우리의 발밑에서 우리와 같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학교로 이어가 주길 바란다.

 60주년을 축하하며 학교가 지금보다 더 성장해서 60주년 뿐만 아니라 더 오래 남아 다시 찾아 왔을 때 싱그러움이 그대로 변하지 않는 학교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천 지 혜 (한국어문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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