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메시지의 출현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카톡,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오가고 있다. 이러한 때 지인들끼리 가상공간에서 구어체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많아지게 된다. 앞으로 몇 주에 걸쳐 한 번 알아두면 유용하게 쓰일 몇몇 형태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지난 호에서 우리는 'ㄴ', 'ㄹ' 받침 뒤에서 띄어 쓰면 90% 옳다고 했는데 관련된 예를 편의상 다시 제시해 보기로 하자.
 
   (1)오는 듯, 올 듯, 온 듯 ;
    오는 만큼, 온 만큼, 올 만큼 ;
    그런 거야, 그럴 거야, 그러는 거야 ;
    될 텐데, 갈 테야 ; 갈 만하다…
 
 다만, 'ㄴ', 'ㄹ' 뒤에서 무조건 띄어 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갈지라도'를 예로 들어보자. '갈지라도'의 어간 '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ㄹ지라도'가 사전 표제어로 있다면 붙여 쓰면 된다. 국어사전 검색창을 띄워 놓고 '0000'를 입력해 보면 그 뜻풀이가 뜨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검색창에 입력한 형태를 그대로 붙여 쓰면 된다. 검색창에 하이픈을 빼고 'ㄹ지라도', 'ㄹ게'를 입력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뜨는데 간추려 적어 보기로 한다.
 
 (2)-ㄹ지라도 「어미」 앞 절의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에 구애받지 않는 사실을 이어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
      -ㄹ게 「어미」(구어체로)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행동을 할 것을 약속하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2)와 같이 뜻풀이가 검색창에 뜨는 경우는 '갈지라도', '갈게'로 써야지 '갈 지라도', '갈 게'로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위에서 말한 90%의 정체이다.
 반면, 'ㄹ듯이'를 검색창에 쳐 넣으면 "'ㄹ듯이'에 대한 검색 결과입니다.(0건)"라고 뜬다. 'ㄹ'과 '듯이'를 띄어 쓰라는 뜻이다(갈 듯이).
 
 
 다음은 검색 사이트에서 'ㄹ듯'을 입력한 결과이다. '-ㄹ듯'이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면 그 설명이 적나라하게 뜬다.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기에 비정상적인 정보가 먼저 뜨는 것이다. 'ㄹ듯'이 제대로 뜨지 않는다는 것은 띄어 쓰라는 뜻이다.
 이렇듯 사전에 입력하는 법만 알면 띄어쓰기는 모든 것이 해결된다. 간단하지만 입력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을 위해 자주 틀리는 몇 가지를 강조해 둔다. 전공자가 아니라면 여기까지는 신경 쓰지 말고 다음 '지', '데' 등의 경우만 잘 기억하자. 먼저 '지'는 기간을 나타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3) 가. 한국에 온 지 10년이 지났다.
    워낙 버려진 지 오래 되었다. 
    나. 어디로 올라가는지 알 수 없다.
       이 문서가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3가)의 '지'는 모두 기간을 나타낸다. 반면 (3나)의 '지'는 기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어미 '-는지', '-ㄹ지'의 일부이다. 두 경우를 대비해 보고 그 차이를 확인하기 바란다. 또한, (4)를 통해 '곳' 또는 '것'의 의미를 가진 '데'와 그렇지 않은 '데'를 구별해야 한다.
 
 (4)가. 그런 데 가지 마라.
     용돈을 아끼는 데 신경 쓰자. 

   나. 열심히 했다. 그런데 왜 F학점이지.
       용돈을 아꼈는데 벌써 쪼들리네. 
 
 (4가)는 '그런 곳', '아끼는 것'이란 의미를 지닌 반면 (4나)는 앞뒤의 의미가 상반되어 있다. 후자는 영어 but의 의미와 관련된다는 것을 알아 두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외(外)'의 의미를 지닌 명사 '밖'도 주의를 요한다.
 
 (5)가. 그 밖에 논의할 사항이 있는지 확인 해 보자.
     그 밖의 문제는 생략하기로 한다. 
   나. 사과가 이것밖에 없니?
    이번에는 내가 나설 수밖에 없다.
 
 (5가)는 '외(外)', (5나)는 '뿐'의 의미를 가진다. (5가)의 '밖'은 명사라서 뒤에 조사 '-에', '-의'가 결합될 수 있고 (5나)의 '-밖에'는 그 자체가 조사로 등재된 것인데 주로 부정어가 뒤따른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띄어쓰기 항목이 있다. '-하다(도외시하더라도)'는 명사 뒤에 붙여 쓸 것을 당부하고 싶다. '-시키다(납득시키더라도)', '-되다(추방되더라도)' 등도 마찬가지이다. 그 밖에 '-어지다'도 붙여 쓰면 된다. '오해받다', '사기당하다', '전화드리다'에 있는 '-받다', '-당하다', '-드리다' 또한 앞말과 붙여 쓸 수 있도록 하자. 대학생의 글에서 특히 '-하다'를 붙이지 않은 경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대학 1학년 때 이것만이라도 습관을 잘 들일 필요가 있다. '도외시 할지라도', '도외시 한다고'는 모두 틀린 표기이다. 
 
 참고 : 다음 Twice의 'Cheer up' 가사를 맞춤법에 맞게 적어 보자. 빨간 글씨 부분이 두 군데에서 틀렸다.
 
 매일 울리는 벨벨벨 이젠 나를 배려 해줘. 배터리 낭비하긴 싫어, 자꾸만 봐 자꾸자꾸만 와, 전화가 펑 터질 것만 같아. 몰라 몰라 숨도 못 쉰대, 나 때문에 힘들어 쿵, 심장이 떨어진대…
 
 ☞ '배려해 줘'로 쓰자. '-하다'는 무조건 앞 명사에 붙이자.
 
 
 
 
  임석규 교수(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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