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중국에서도 명문대학을 졸업해야 취직이 잘 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인식이 보편화 되어 있어 교육에 대한 열의가 굉장히 높다. 특히 정부에서 '일 가구 일 자녀'라는 인구 정책을 실시하면서 단 한 명인 자녀에게 부모들은 모든 것을 걸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과도한 학업 부담으로 건강은 물론 엄청난 과외 비용으로 부모들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90년대부터 꾸준하게 제기되어 왔다. 특히 선진 국가들의 발전원천은 '자질교육'과 '즐거운 교육'이라며 국어, 수학, 물리 이런 교과과목의 내용보다 실천능력과 교제능력을 키워 복합형 인재를 양성시켜야 한다는 선진 국가들의 교육이념이 중국의 교육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런 선진국들의 교육이념을 실천하고 과거 '응시교육'과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택한 방법이 바로 학업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각 지역의 교육부서에서는 학업을 줄이는 관련 규정들을 줄줄이 내놓았다.
지난 2013년에 베이징(北京) 교육위원회에서는 '확실하게 초, 중교 학생들의 학업을 줄여야 한다'는 통지문을 발부했는데 관련 규정에는 초, 중학교에서는 8시 전에 수업을 배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초등학생들은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6시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했을 뿐만 아니라 숙제 양도 대폭 줄이도록 규정했다. 각 지역에서 이런 규정을 실시한 결과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보도가 있다. 항주(杭州)시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82.4%의 학생들이 숙제양이 적어 '아주 쉽다와 비교적 쉽다'라고 답했고 78.4%나 되는 학생들이 '한 시간 내에 숙제를 완성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중국정부의 이런 교육정책이 정말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에서 실천능력을 키우면서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게 했을까요? 사회가 발전하면서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부모들은 유일한 아이를 그렇게 한가하고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게 내버려 둘리 없다. 과거 학교에서 10시간 이상하던 공부를 일부분 과외가 대신하는 효과로 이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과외의 양과 질이 갈려 농촌지역의 아이들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제대로 된 과외를 받지 못해 일 년에 한 번씩 치르는 대학 입시에서 경쟁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있다.
중국의 유명한 대학인 칭화대학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0년대에는 농촌지역의 학생들이 50%을 차지했는데 2010년에 와서는 17%로 감소되었으며 이런 감소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과거에 있었던 '가난한 집에서 귀한 사람이 나온다(寒出子)'라는 속담도 오늘에 와서는 '가난한 집안에서는 귀한 사람이 나오기 어렵다(寒出子)'라는 말로 바뀌고 있다. 또한 과외하는 시간과 과목이 증가하면서 부모들의 경제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태어나서부터 3살까지만 충분한 자유와 시간이 있어 마음껏 놀 수 있지만 그 뒤로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과외를 안 할 수 없다고 한 학부모가 속 사정을 털어놓았다는 보도도 있다. 얼마 전에 발부한 <2016년 중국 가정교육 소비자 지도>에 따르면 38.6%의 가정이 매년 교육에 지출하는 금액이 6천위안(한국 돈 100만 원에 해당)인데 그중 대도시에 거주하는 가정에서는 평균 매월 과외에 지출되는 금액이 1천위안(한국 돈 18만 원에 해당)이 초과되는 가정이 32.8%나 된다고 한다. 한국과 절대적으로 비교하면 별로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중국의 평균 임금과 비교해보면 많은 가정에서 수입의 반을 과외비용으로 지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7년에는 상하이 외국어대학교 부속 초등학교 학부모가 외동아들의 입학 전 천문학적 과외비용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중국에 이런 속담이 있다. '나무를 기르는 데는 십 년이 필요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데는 백 년이 필요하다.' 백년대계인 교육을 어떻게 해야 시대에 부응할 수 있고 미래 지향적이며 인간성이 있는 인재를 육성시킬 수 있는지 모두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차정화 교수(공자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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