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여러분들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제 여러분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그러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 하버드대 총장을 역임한 코넌트는 "대학에 들어가는 사람은 신성한 땅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누리게 될 이 시간은 결코 소홀하게 보낼 수 없는 자기 인생의 황금기이다. 향후 4년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을 흔히 '반사회'라고 말한다. 이 말에는 두 가지 뜻이 내포되어 있다. 하나는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학문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낭만의 전당으로 일반 사회와는 그 속성이 다른 반(反) 사회라는 의미이다. 다른 하나는 일체의 행동에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을 강조하는 반(半) 사회라는 의미이다.
또 대학은 세 가지가 없는 3무(無)의 장소라고도 말한다. 개근상이 없고 교과서가 없고 조례와 종례가 없는 곳이 대학이다. 대학에서는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우등상을 주기는 하지만 개근상을 주는 제도는 없다. 학칙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대학은 학생이 결석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 준다. 마치 직장인이 휴가를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대학생도 불가피한 경우에는 수업에 빠질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대학생에게 반사회인(反社會人)으로서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장치지만 그만큼 모든 일에 책임 있는 행동을 하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대학에는 교재가 있을지언정 교과서는 없다. 국정 교과서도 없고 검인정 교과서도 없다. 강의 성격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이 교과서이자 교재인 셈이다. 물론 담임선생님 제도가 없기 때문에 따로 조례나 종례 시간을 가지지도 않는다. 자율적으로 본인이 알아서 필요한 강의를 신청해서 듣고 그에 맞추어 등하교를 하면 된다.
대학은 학생들의 인격권과 더불어 학습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려고 노력한다. 신입생 여러분들은 대학의 이런 특징을 잘 파악해서 생활하여야 한다. 향후 4년을 구체적으로 설계한 사람만이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담보할 수 있다.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도량인 동시에 사람을 만드는 신성한 교육 기관이기 때문이다. 대학은 유능한 인재를 발굴 육성해서 국가에 이바지할 책임이 있다. 또 사명감에 불타는 젊은이를 길러서 사회봉사의 주춧돌이 되도록 해야 할 소명도 있다. 신입생 여러분들도 대학교육의 이런 목적을 잘 인식해서 자신을 계발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경주해 나가야 한다. 대학은 개개인의 노력으로 가치를 발굴해 나가야 하는 광산과 같은 곳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학에 요구만 하는 수동적인 학생보다 대학을 당당하게 이용하는 신입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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