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신문방송사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20일까지 총 3박 5일(이동거리 1박)간 베트남 다낭, 후에, 그리고 호이안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2018 신문방송사 해외연수기는 총 3회에 걸쳐 게재된다. /편집자

보트피플 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영응사의 해수관음상
보트피플 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영응사의 해수관음상

 우기였던 둘째 날과 달리, 맑은 베트남 하늘이 우리 연수단을 반겼다. 셋째 날은 베트남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준비됐다. 가장 먼저 우리는 선짜반도에 있는 영응사로 향했다.
 영응사는 평평한 지대에 넓게 펼쳐져 마치 공기 좋은 산책로를 연상케 했다. 산책로와 같은 길을 따라 영응사로 걸어 들어가 본당으로 향하면 높이 약 68m의 해수관음상이 보인다.
 베트남전 당시 월맹군의 공세가 치열해지자 베트남의 위에, 다낭 등의 도시로부터 많은 난민이 탈출했는데, 이들이 보트나 어선을 타고 탈출해 '보트피플'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다낭을 탈출한 보트피플의 절반 정도는 생사가 알려지지 않았다.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보트피플들을 기리기 위해 영응사가 세워졌고, 해수관음상이 이들의 넋을 달래고 다낭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이다.
 '몽키마운틴'이라고도 불리는 영응사는 원숭이도 많고, 아름다운 다낭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인 동시에, 더 이상 베트남이 고통받지 않길 염원하는 베트남인들의 마음이 모인 상징물이다. 높은 해수관음상의 모습은 카메라에 한 번에 담기 어려워, 몸을 낮춰 사진을 찍어야 했다.

베트남의 전통 음식인 월남쌈과 쌀국수
베트남의 전통 음식인 월남쌈과 쌀국수

 영응사에서 시간을 보낸 우리는 점심으로 쌀국수와 월남쌈을 먹었다. 한국에서는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적셔 쌈을 싸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지 식당에서는 라이스페이퍼가 매우 얇아 물에 적실 필요가 없었다. 이 쌈에는 고기와 갖은 채소, 과일뿐만 아니라 얇은 떡도 넣어 먹어서 한국에서 먹던 월남쌈보다 더욱 맛있었다.
 식사를 마친 우리 연수단은 다음 목적지인 오행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철, 땅, 물, 나무, 불의 다섯 가지 원소로 구성된 산이라고 해 오행산이라고 불리는데, 주변에 대리석이 많아 '마블 마운틴'으로도 불린다.
 우리 연수단은 오행 중 물에 해당하는 수산의 동굴에 들어가기로 했다. 동굴에 들어서니 양쪽에는 십이지신 조각상이 우리를 맞아 줬다. 오행산에 들어가고 나올 때, 자신의 띠에 해당하는 십이지신 동물을 쓰다듬으면 신이 수호해서 죽고 난 뒤에 지옥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속설이 있다. 베트남에는 토끼띠와 양띠가 없어, 여행객들은 그 대신 고양이와 염소를 쓰다듬으면 된다.
 요단강을 지나며 조각상을 쓰다듬고 들어간 동굴 안에는 7가지의 심판을 다루는 불상들이 자리해 있었다. 마치 나의 죄를 묻는 듯 험상궂은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7개의 불상에게 나의 죄를 고백한 뒤, 천국으로 가는 계단으로 다가갔다. 천국에 가고 싶은 많은 사람이 모여 좁은 계단을 줄지어 올라가는데 동굴이 매우 습하고 더워서 땀을 흘렸다. 아무리 덕을 많이 쌓더라도 아무나 갈 수 없는 천국이라서 그런 걸까? 계단이 매우 위태로워 천국 가는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는 기회였다.
 다시 계단을 내려와 동굴을 나오면서 십이지신 조각상을 한 번 더 쓰다듬었다. 동굴을 들어갔다 나와서 그런지 더운 바깥이 더 시원하게 느껴졌다. 영응사를 이어 다낭의 의미 있는 사찰 세 곳 중 하나인 오행산 관광을 마친 우리는 바구니 배 체험을 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바구니 배를 체험하는 신문방송사 연수단
바구니 배를 체험하는 신문방송사 연수단

 베트남은 지리적 특성상 수상가옥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좁은 물길에서 뱃머리를 쉽게 돌릴 수 없기 때문에 바구니 배를 이동 수단으로 이용한다. 작은 배 안에 뱃사공과 승객 2명을 태워 코스로 이동한다. 배에 탑승한 연수단은 뱃사공에게 건네받은 풀로 만든 꽃 장식을 손가락에 걸었다. 코스 중간에는 바구니 배들이 한데 모여 빠르게 노를 젓는 뱃사공의 묘기를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라서 그런지 남녀노소 모두가 들어도 어깨를 들썩일 수 있는 한국 가요가 흘러나와 우리의 흥을 더욱 북돋았다.
 뜨거운 햇빛 아래 바구니 배에서 관람을 마친 뒤 우리는 호이안으로 이동했다. 먼저 우리는 호이안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도자기 마을로 들어갔다. 과거 주류 무역 물품이었던 도자기가 가득한 마을은 관광 명소가 됐다. 관광지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고 있는 마을이라 고요하고 한적한 시골에 놀러 온 기분이 들었다. 마을 곳곳에는 도자기 공방과 상점들이 눈에 띄었는데, 대부분 십이지신과 관련된 도자기 공예품들을 만들고 판매하고 있었다. 도자기 마을을 다 둘러보고 나갈 때쯤 우리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띠별 도자기 조각품을 선물 받고 호이안에 들어가기 위해 선착장을 찾았다.

호이안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내원교
호이안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내원교

 이동하는 배 안에서 시원한 음료와 과일을 먹다 보니 어느새 호이안의 구시가지에 도착했다.우리는 배에서 내려 호이안 곳곳을 살펴보기 위해 인력거인 '씨클로'를 타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넓은 구시가지의 전체적인 풍경을 감상했다. 이후, 씨클로에서 내려 '쩐가사당'과 '내원교'도 둘러봤다. 일본인의 흔적이 가득한 내원교는 호이안이 무역항이었을 때 일본인이 지은 호이안의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자 베트남 화폐 2만 동의 도안 소재로 사용될 만큼 베트남에서는 유명한 건축물이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린 호이안에는 색동처럼 알록달록한 등이 거리를 비췄다. 199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호이안의 구시가지는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과거 동남아시아의 실크로드로 베트남의 대표적인 무역의 장이었다. 하지만 프랑스가 지배하면서 무역항은 다낭으로 옮겨졌고, 무역항의 구실을 잃은 호이안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또한, 전기의 유입도 어려워 기름 등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호이안은 낮이 아닌 밤이 아름다운 곳임을 실감했다.

밤에 아름다움이 가득한 호이안
밤에 아름다움이 가득한 호이안

 우리는 넓은 투본 강 위의 다리를 건너 다낭에는 없었던 야시장을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야시장은 최근 푸드트럭의 도입으로 트럭들이 한데 모여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있다면, 호이안의 야시장은 훈제 고기, 개구리 구이 등의 먹거리들과 홍등과 드림캐처 등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되고 있었다.
 다낭의 영응사와 오행산, 그리고 호이안 마을의 투어를 끝내면서 하루 종일 아름다운 베트남 문화에 흠뻑 빠져들었던 우리의 셋째 날 연수는 끝이 났다.

김나영 기자 piny676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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