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위기에 봉착하고, 자신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면 신에게 비는 풍습이 있다. 신은 스스로 존재하는 자존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믿기에, 절대적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험은 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사람이라면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촌에는 수많은 신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에게 빌어야 할까?
 여기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민에 빠진 '피케이'가 있다. 피케이란 힌두어로 '술 취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영화 제목과 같이 주인공 이름도 피케이다. 영화는 지구의 조사를 위해 다른 행성에서 파견된 외계인, '피케이'가 등장하며 시작된다. 그는 지구에 도착해 조사하던 중 한 남자에게 우주선을 부르는 통신 수단인 리모컨을 빼앗긴다. 결국 그는 우주로 돌아갈 방법을 잃고, 지구에 표류하게 되며 리모컨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는 리모컨의 행방을 물어보는 사람마다 답해준 "신에게 빌어, 신이 해결해 주실 거야"라는 조언에 따라 신을 찾으러 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가 찾은 신은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등 각 종교가 추구하는 신과 교리가 달라 혼선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피케이는 어떤 신이든지 다 믿어보자며, 자신의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고행을 감행한다. 그러나 어떤 종교에서도 피케이는 리모컨을 돌려받지 못했고, 결국 그는 '신을 찾습니다'라는 전단지를 뿌리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피케이는 전단지를 배포하던 중 거대 종교 단체에 우연히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자신이 찾던 리모컨을 발견했다. 그리고 '드디어 신이 자신의 소원을 들어줬다'고 생각해 리모컨을 가져가려 하지만, 종교 단체 지도자가 "이 물건은 신에게 받은 물건"이라며 피케이를 내쫓게 되고, 피케이는 충격에 빠진다.
 이후 피케이는 '내 소원이 진짜 신이 아닌 가짜 신에게 갔다. 잘못된 번호로 간 것 같다'고 영감을 얻게 된다. 한편, 종교집회 중 터무니없는 신탁이 떨어지자, 피케이는 "우리는 신에게 창조된 자녀들인데, 당신이라면 자녀에게 힘든 일을 시킬 것인가" 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하게 된다. 이후 방송을 시청했던 사람들은 피케이 말에 동의해, 비판적 의견을 'SNS'에 다량으로 올렸고, 위기감을 느낀 종교 단체 지도자는 피케이에게 토론 대결을 신청한다.
 오늘날 종교는 우리 삶에 문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인구의 약 84%에 해당되는 인구가 종교를 갖고 있다. 종교인이 많은 것처럼 너무나 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셀 수 없이 많은 교리와 교파로 나뉘어 있다. 영화에서 피케이는 외계 생명체로서, 지구인의 시각이 아닌 제3자의 눈으로 종교를 관찰해 신선함을 던져준다. 필자도 종교를 가지고 있다 보니, 피케이가 종교 지도자와 토론 대결을 할 때 마치 필자가 토론에 참여 한 듯 착각이 들었다.
 다시 영화로 들어가서, 토론 대결 중 종교 단체 지도자가 "신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데 희망을 없앨 것이냐"는 질문에 피케이는 "제가 아는 신은 두 가지입니다. 당신들을 만든 신과 당신들이 만든 신"이라고 대답한다. 이 대목에서 필자도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면, 신을 믿는 종교, 교파, 교리가 이렇게 나눠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영화 후반부에 종교 집단이 자신들의 종교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 주장하며 테러까지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현대의 종교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우리가 만든 신을 믿으라 강요하는 종교에서 벗어나, 우리를 만든 신을 따르는 종교를 희망해본다.
 
  윤진형 기자 kiss741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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