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얼마 전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시청했다. <눈이 부시게>는 25살인 혜자가 시간을 돌려 70대 할머니가 된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갑작스럽게 70대 할머니가 된 혜자는 모든 것이 낯설었고, 겁이 났다. 무엇보다 몸이 약해져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했다. 계단에 오르내리는 것도 힘들고,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런 혜자는 하루하루를 약에 의존하면서 지냈다. 혜자는 이런 고단한 삶이 싫어 다시 25살로 돌아가기 위해 발버둥 친다. 취업은 되지 않았지만, 다시 일어나 일자리를 찾아볼 수 있었고, 가슴 설레는 사랑도 할 수 있었으며, 일상생활을 하는데 제약이 따르지 않았던 그 시절로 말이다.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꿈에서 25살의 혜자를 만나는 것이 전부. 알고 보니 혜자가 25살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었던 이유는 모든 것이 혜자의 상상이었기 때문. 혜자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던 환자였다. 할머니 혜자는 20대를  잊을 수 없어서 그곳에 머물러 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할머니 혜자가 끊임없이 돌아가고 싶어 하는 20대의 삶을 살고 있다. 간절히 원하는 시절을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를 소중히 여기기보다는 그저 '종강은 언제 하나', '주말은 언제 오나?', '수업은 언제 끝날까?' 따위의 생각을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한번 생각해보자. 훗날 당신이 혜자의 나이가 된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후회할 것 같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후회하지 않도록 무엇이든 도전해보고 즐기는 건 어떨까? 행여나 넘어진다고 한들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 넘어져도 문제 될 건 없다. 지금 이 순간을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 시간을 그렇게 보냈으면 한다. 눈이 부시게.

정은지(복지보건학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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