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집집마다 목욕 시설을 갖추므로서 서구식 목욕 습관이 일반화되고 이에 덧붙여 웰빙(참살이)이라는 상업적 바람 때문에 건강 욕구가 가세해 이제는 반신욕, 찜질방 때문에 너무 과다한 목욕과 찜질로 인하여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고 거칠게 만들고 노화를 촉진하고 있다.
 피부는 제일 바깥층에 죽은 세포로 구성된 각질층을 만들어 해로운 환경으로부터 몸 내부를 보호하고, 수분 소실을 억제하여 건조되는 것을 막고 각종 균이나 화학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장벽 역할을 한다. 각질층의 주된 기능은 피부의 수분을 평형 조절하는 것이고 이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은 각질층 밑의 표피에서 만드는 천연 보습 인자와 지질이라는 물질이다. 피부는 약산성인데 알카리 성인 비누로 씻거나 거친 타월로 문지르거나 자주 목욕하면 천연 보습 인자가 매우 낮아지고 피부가 알카리화되어 장벽 회복이 늦어져 건조해진다.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12시간 안에 50%가 복구되지만 완전 회복되려면 3, 4일이 걸린다. 장벽이 복구되기 전에 목욕이나 샤워를 반복하면 장벽 파괴가 점점 심해져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갈라지고 가려워진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보습제나 약을 바르게 되면 기분상 찜찜하여 또 이를 씻어내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또한 뜨거운 물 (43℃ 이상)에 목욕하거나 찜질, 사우나를 자주하면 지질이나 천연 보습 인자들이 물이나 땀에 녹아 없어지므로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열에 의해 노화가 촉진되어 피부에 주름살이 늘고 탄력도 떨어지며 심장, 폐, 신장에도 무리가 온다.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미지근한 물로 일주일에 3~5회 가볍게 목욕이나 샤워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 많은 유황 온천은 알카리성이기 때문에 목욕하고 나면 각질층이 녹아 일시적으로 매끈하게 느껴지지만 온천욕을 자주하면 약산성인 피부를 중화시켜 피부 장벽을 손상하므로 건조 피부염만 일으킬 뿐이다. 각 온천에 붙어 있는 설명과는 달리 온천욕으로 좋아질 피부병은 거의 없다. 과한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 잦은 목욕과 머리감기는 수돗물, 비누, 샴푸 등의 불필요한 소모를 늘여 환경을 오염시키고 물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인당 물과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모한다고 한다. 내복 입기로 난방 온도를 낮추고 건강한 목욕 습관을 길러 자원을 아낀다면 환경 문제도 해결하고 피부 건강도 유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박 석 돈 (의과대학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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