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개교절 기간 : 소태산 대종사 십상등 - 제자들에게 진리를 설명하는 모습
  4월의 캠퍼스. 앙상한 나뭇가지에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니, 움츠리고 있던 우리의 황량한 마음들도 단번에 깨어남을 목격한다. 지금으로부터 104년전, 원불교를 창시한 청년 대종사(26세)도 자기 자신마저 잊은 깊고 깊은 침잠 상태에서 깨어났었다. 1916년 4월 28일 이른 새벽. '이 일을 장차 어찌할꼬'라는 한 생각을 가슴에 품고 폐인이 되다시피 입정과 출정을 오가며 고행을 하던 중, 드디어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하나로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얻은 것. 이렇게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우주의 진리를 깨달으며 새롭게 태어났다.
 
 깨달음의 날, 원불교 열린날
 4월 28일은 소태산 대종사가 일원상(O)의 진리를 깨달은 날로 원불교 열린날이다.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과 원불교 개교를 동시에 축하하는 의미로 '대각개교절'이라 칭하며, 원불교의 가장 큰 경축일로 삼고 있다. 대개 기성 종교는 교조의 탄생일을 기념일로 정했지만, 원불교는 진리를 깨달은 날을 개교일로 정했다. 그 뜻은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소태산 대종사의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으라'는 법문처럼 변화무쌍한 한 개인, 즉 사람보다는 진리 자체인 교법에 무게중심을 더 둔 것이다. 또 하나는 누구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뜻에서다. 이런 의미에서 매년 4월 28일을 우리학교 쉬는 날이라고 좋아만 하기보다는 휴교의 참뜻을 이해해, 모두가 진리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 아주 작은 깨달음이라도 얻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인싸가 되고 싶어
 얼마 전 수그리족(스마트폰 중독자)으로 예상되는 한 학생을 만났다. 마음을 굳게 먹고 공부를 하고자 하나, 자기도 모르게 눈과 손이 스마트폰에 가 있다는 호소를 한다. 왜 그러는지 추적을 한 결과, 인싸가 되고 싶단다. 또 남자친구에게 버림받고 싶지 않단다.
 말인즉, 인싸가 되기 위해서는 할 일이 제법 많다는데…. 인스타그램에 팔로우도 부지런히 해야하고, 페북·단톡방 출첵은 당근이고, 게임 레벨도 올려야 하고, 유튜브에 있는 정보는 물론 필수 앱 깔아 꿀팁을 모아야 한다는 것. 너무 과하지 않냐고 하자, 돌아온 답은 천만에! 다음은 남자친구다. 남자친구가 연락을 했을 때 바로 받지 않고, 답을 보내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는 것. 폭력 연애 아니냐고 하자 돌아온 답은 어떻게 만든 남친인데요?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스마트하다. 이 똑똑한 기계는 안 되는 게 하나 없는 그야말로 이 시대 요술 방망이다. 그러나 따져보자. 폰의 가장 기본 기능은 '통화'다. 상대방과 멀리 떨어져 있을 때, 빠르고 손쉽게 소식을 전하는 것이 본래 기능이다. 그런데 요즘은 상대를 옴짝달싹 못하게 구속하고 오히려 폭력을 일삼는 장치로 변질되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수많은 정보 검색에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시간 가는줄도 모른채,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 못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폰은 조용히, 그러나 무섭게 우리의 시간을 갉아먹는 기계, 우리의 영혼을 좀먹는 물건이 되어 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 손안에 물건 없이는 잠깐도 살아가지 못 하는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싶다.
 
 놓지마, 정신줄!
 깨달음을 얻은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바로 이러한 점들을 염려했다. 사람들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 놓은 물질에 도리어 사람이 노예처럼 구속되어 스스로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것을.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표어로 해법을 제시했다. 고해에서 벗어나 마음의 자유를 누리며 살기 위해서는 물질문명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정신을 개벽하여 물욕에 집착하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것이 원불교 개교 정신의 참 의미다. 요즘 말로 바꾸면 '놓지마, 정신줄'이다. 정신줄을 꼭 부여잡고 마음 사용하는 법을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서 마음의 힘을 가진 마음 조종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물질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물질을 더욱 선용하고, 정신문명을 리드해 나가는 진정한 개벽의 일꾼으로 살아가 보자.
 
중앙 총부, 차명 상반과 함께
   대각개교절 잔치, 총부와 학교로
 원기 104년 대각개교절을 경축하는 각종 기념행사는 중앙 총부를 비롯 국내·외 1,100여 개 교당 및 기관에서 법 잔치, 은혜잔치, 놀이잔치로 나누어 진행한다. 중앙 총부와 우리학교는 지척에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건너가 원불교 대각개교절을 함께 축하하고, 즐겨도 보자. 3월 29일 중앙 총부에서 봉축 봉고식을 시작으로 4월 28일에는 국내·외에서 일제히 경축 기념식을 거행한다. 이외에도 4월 26~28일까지 중앙 총부에서 깨달음의 빛 축제를 진행하며, 4월 한 달 동안 경품이 쏟아지는 온라인 이벤트가 열린다. 한편 우리 대학교당에서는 4월 29일에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독립운동가에게 감사편지를 써서 보내는 '감사 잘함 손편지 쓰기'와 감사의 편지봉투·편지지 조형물 제막식을 학생지원관 앞에서 진행한다. 많은 학생이 참여해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시간이 되고, 대각개교절 기념품도 나누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감사 잘함 손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한 컷

 양수안 교무(대학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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