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창을 켜놓고 무엇을 검색하려는지 기억이 안 나 한참 컴퓨터 화면을 뚫어져라 봤던 적이 있었다. 이런 일 말고도 가끔 친구와의 약속을 잊어먹었던 일, 쉬운 단어가 기억나지 않아 한참을 고생했던 일 등, 우리는 실생활 속에서 장난스럽게 "치매인가 봐"라며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겼던 일들을 경험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최근 젊은이들에게 건망증이나 일시적인 치매가 일어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앞선 예시같이 다양한 치매 증상을 겪는 20대들을 가리켜 '영츠하이머'라는 단어가 생겨났을 정도이다. '영츠하이머(Youngzheimer)'란 젊음을 의미하는 영(Young)과 치매를 의미하는 알츠하이머(Alzheimer)를 결합한 신조어이다. 물론 영츠하이머는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으로 금방 회복되지만, 우리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소위 20대~30대는 젊기는 해도 치매나 건망증으로부터 안전한 나이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 건망증이 20대 때부터 나타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심리적인 요인 '가성치매'
 과도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은 영츠하이머의 주범 중 하나라고 한다. 직장이나 학교생활에서 겪는 우울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기억력이 저하되고 생활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며 무기력함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실제로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판단하는 사람의 뇌는 지속적으로 활성화 되어 있지만, 우울증 환자의 뇌는 사고의 흐름이 매우 느리고 단조롭다는 것이다. 또한, 정서적인 요인이 정보 처리속도를 늦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지기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심리적 요인들은 치매인 것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상태 '가성치매'를 유발한다. 가성치매는 우울증의 원인이 돼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감퇴하게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폰 때문?
 지난 2017년 통계청의 스마트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27%가 '과의존위험군(스마트폰 사용이 과도하며 이용 조절에 문제가 있는 상태)'이고,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대학생 10명 중 3명이 스마트폰 중독이라 밝혔다. 이렇듯 현재 사회에는 디지털 기기의 의존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디지털 기기 중독으로 인해 일부 20대들은 '디지털 치매'를 호소하고 있다. 
 흔히 스마트폰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연락처나 생일, 일상에 있어 필요한 작은 기억조차 메모 기능이 대신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사칙연산을 계산기로 해결하는 행동은 두뇌의 기능을 둔화시킨다. 인간의 뇌를 대신해 '기억'이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뇌의 나이를 노화하게 만들어 '디지털 치매'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핸드폰 사용도가 높은 젊은 층일수록 증상이 심화 될 우려가 있다. 더불어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장애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영츠하이머의 원인은 스마트폰, 스트레스 및 우울증 이외에도 과도한 음주가 있다. 물론 요즘 현대인들은 각종 학업, 업무로 인해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가끔은 음주와 스마트폰이 일상의 즐거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잠깐의 즐거움은 진정한 휴식과 수면을 방해한다. 또한, 그로 인해 나타나는 영츠하이머는 생활에 불편함을 준다.
 따라서 영츠하이머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스마트폰 사용빈도를 낮춰야 한다. 작게는 전화번호 외우기부터 할인율 계산 같은 단순한 계산들을 직접 해도 좋고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운동을 하거나 명상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면 건망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방법들을 통한 이용시간 제한은 자연스럽게 수면장애 극복으로 이어지며 이외에도 충분한 수면은 뇌를 쉴 수 있게 함으로써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완화시킨다.
 이뿐만 아니라 중요한 일은 필요할 때마다 메모해 기록을 남기거나 입 밖으로 소리 내 말하는 등 의식적으로 기억하려는 행동도 좋은 예방책이다. 혹여나 과도한 음주로 블랙아웃을 자주 겪는다면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니 삼가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우리의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비록 실천하기 힘들겠지만, 잠깐이라도 시간을 할애해 현대 문명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박인화 수습기자 aksmfl2@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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