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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마음으로] 오뚜기/오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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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5  20: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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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 메시지의 출현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카톡,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오가고 있다. 이러한 때 지인들끼리 가상공간에서 구어체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많아지게 된다. 앞으로 몇 주에 걸쳐 한 번 알아두면 유용하게 쓰일 몇몇 형태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누네띠네'라는 과자가 있다. 혹자는 맞춤법을 어겼다고 비판한다. 필자는 생각이 다르다. 그 나름대로 광고 전략이 담겨 있는 좋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눈에 띄네'처럼 띄어쓰기까지 했다면 광고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했을 것이다.
 상품명 내지 상품을 출시한 기업체명이 맞춤법과 관련되어 있는 특별한 예가 있다.
 
 (1) 오뚜기 마요네즈 / 오뚝이 마요네즈
    cf. 광고에 의하면 초창기에는 '마요
    네스'로 표기하였다.
 
 어떻게 적힌 것을 많이 보았는가? 대부분 '오뚜기'라고 대답한다. 당연하다. 그런데 맞춤법에 맞게 쓴 것은 무엇일까?
 1980년대에는 (1)에 제시된 두 가지 제품이 일시적으로 공존해 있었다. 1970년대 초반부터 건실하게 입지를 다져온 기업 '오뚜기'는 1980년대 들어서 '마요네즈'와 '케첩', '카레' 등을 바탕으로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였다. 후발 주자가 있었으니 그중 하나가 바로 '오뚝이'라는 상표를 들고 나온 회사였다. 당시 한글 맞춤법에 따르면 '오뚜기'가 맞는 표기였다. 정확지는 않지만 1985년쯤 오뚜기 제품이 1,100원 정도였다면 오뚝이 제품은 900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가격은 200원 정도 차이가 있었지만 글쓴이는 딱 한 번만 '오뚝이' 제품을 구입했던 듯하다. 2% 부족한 정도가 아니었다. 맛의 차이가 컸다. 그러니 회사 '오뚝이'는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래지 않아 자취를 감추어 버린 것으로 안다. 이윽고 1989년이 되었다. 한글 맞춤법이 개정되었다. 현행 한글 맞춤법이다. '오뚝이'가 맞는 것으로 되었다. 기존의 '오뚜기' 회사 관계자는 어이(?)가 없다고 하였을지 모른다. 고유 상표의 표기를 바꿀 수는 없다. '오뚝이'라는 회사가 망하지 않고 있었으면 좋을 뻔했다. 맞춤법에 관한 한 말이다. '오뚜기'에서 '오뚝이'로 개정한 이유는 언중들이 '오뚝'에 대하여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2)에 제시된 두 표기의 발음은 같다. 그런데 각각을 대비해 보면 '오뚜기/오뚝이'와 관련된 맞춤법의 원리를 알 수 있다.
 
 (2) 가. 아무튼/아뭏든
   나. 하여튼/하옇든
   다. 여하튼/여핳든
   라. 어떠튼/어떻든
 
 각각의 뒤쪽 항에서 화자들이 '든'을 제외한 특정 형태, '아뭏-', '하옇-', '여핳-', '어떻-'을 인식하느냐 인식하지 못하느냐로 판단하면 된다. 4가지 중 하나는 형태에 대한 인식이 있다. 그것이 바로 '어떻-'인데 '어떻-'은 다른 단어에서도 많이 활용된다. '어떻게', '어떻지' 등은 모두 '어떠하다'와 관련된 준말이다. '아뭏-'과 '하옇-', '여핳-' 등의 형태는 화자들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단어에서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잘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이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예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얽히고설킨/얽히고ㅤ섥힌/얼키고ㅤ섥힌/얼키고설킨'이다. 언중은 '얽-'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얽고', '얽어' 등으로 활용된다. 그러니 '얽히고'로 적는 것이 어법에 맞다. 마찬가지로 '설킨'과 '섥힌' 중 무엇이 맞는지를 검토하면 된다. '섥-'에 대한 화자들의 인식이 가능한지를 고려하면 된다. '섥고', '섥어'는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러니 소리대로 '설킨'으로 적는 것이 당연하다. '얽히고설킨'만 맞는 표기이다. 형태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3)을 통해서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3) 찾겠다/찻겠다/찿겠다
 
 무엇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아도/어도', '-아라/어라', '-아야/어야', '-으면' 중 어느 하나만 붙여 보면 된다. 명령의 상황을 만들어 보자. '(어서) 차자라'와 같이 발화하니 'ㅈ' 받침 '찾-'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머거라'에서는 'ㄱ' 받침 '먹-'을 얻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접시에 있는 꿀을 혀로 □고 있다'에서 □을 채우고 싶다면 명령의 상황을 만들어 보라. '얼른 할타라'라고 발음한다. 그러니 'ㄾ' 받침 '핥-'이 필요한 것이다. 다만 형용사에는 명령형을 쓸 수 없으니 동사든 형용사든 '할트면'과 같이 '-으면'을 결합하는 방법이 좋을 수 있다. '할트면'에서 'ㄾ'이 확인되는 것이다.
 
 원리는?
 '더욱이', '일찍이', '어떻든'에서는 '더욱', '일찍', '어떻-'에 대한 형태 인식이 있다고 보면 되고 '아무튼', '하여튼'에서는 '아뭏-', '하옇-'에 대한 형태 인식이 없다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형태 인식 유무에 따라 형태를 밝혀 적느냐 소리대로 적느냐가 결정될 수 있다.  '오뚝'에 대한 인식이 있기에 '오뚝이'로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화 1
 다른 형태에 결합이 잘 되면 '생산성이 높다'라고 말한다. '오뚝이'의 '-이', '학생답다'의 '-답-' 등은 생산성이 높다. 특히 후자는 거의 모든 명사에 결합된다. 병원답다, 학생답다, 거지답다, 정답다, 꽃답다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생산성이 낮은 '-스럽-'과 대비될 수 있겠다(*병원스럽다, *학생스럽다, *거지스럽다, *정스럽다, *꽃스럽다). '-질'도 생산성이 높은 접사이다(댓글질, 발길질, 삿대질, 두목질 등). 다만 '고갯짓', '날갯짓'의 '짓'은 접사가 아니다. '하는 짓'처럼 앞말의 수식을 받기도 하는 명사이다.
 
 ㆍ일을 시키래서가 아니라 제가 저절로 짓  이 나면 아무도 못 말렸습죠
  (박완서, ≪미망≫).
 ㆍ총각이 말하는 것과 짓하는 것이 밉지   않아서… (홍명희, ≪임꺽정≫).
 심화 2
 (2라)의 '어떻든'과 관련해 다음이 헷갈리기도 한다.
 나 어떡해 / 나 어떻해
 ㆍ어떡해O, 어떠해O, 어떻해(×)
 ㆍ어떻게 하다 : 어떻게 하고, 어떻게 해
  어떡해
 ㆍ어떠하다 : 어떠하고, 어떠해
 ㆍ어찌하다 : 어찌하고, 어찌해
 
 '어떻해'는 어법에 맞지 않는 표기이다. '어떻게 해'가 줄어서 '어떡해'가 되는 것이다.
 
  임석규 교수(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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