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의 커피가 식을까 기를 쓰고 달려야 하는 아침, 밥을 푸자마자 버려야 하는 점심, 퇴근 후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라는 전화에 시달리는 밤, 여자 주인공 앤디의 직장은 세계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다.
사람들은 말했다, 여성에게 런웨이는 꿈의 직장이라고. 하지만 앤디에게는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기자라는 꿈을 잠시 접어두고 1년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출근했다. 그녀를 불러주는 곳은 '런웨이'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던 편집장 미란다의 완벽주의에 시달렸다. 자신의 노력을 전혀 인정해주지 않는 편집장에게 지치기도 했다. 앤디는 상사 나이젤을 찾아가 호소했지만 나이젤은 퉁명스럽게 넌 노력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꿈을 그저 스쳐가는 자리로 여겼던 앤디의 마음가짐과 수동적이었던 태도를 찌르는 말이었다.
나이젤의 한마디가 앤디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 그녀는 인정받기 위해 나이젤의 도움으로 외모를 가꾸기 시작했다. 외모를 꾸밈으로 자신감을 얻은 앤디는 일을 사랑하게 됐고 완벽만을 추구하는 편집장을 만족시킬 만큼 깔끔하게 일을 해나갔다. 지옥 같던 하루가 점점 성취감으로 채워졌고 패션이라는 세계에 서서히 눈을 뜨게 된다. 그렇게 앤디는 일에 적응해나가며 점차 변해갔다.

 어느 날 앤디는 편집장 미란다에게 한 가지 제안을 듣게 된다. 수석비서인 에밀리 대신 파리 출장에 가자는 제안이었다. 수석비서인 에밀리가 파리 출장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그녀는 자신은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출판계에는 발붙이기 힘들어질 텐데 자신의 미래를 신경 쓰지 않나 보지?"라는 미란다의 말에 많은 고민 끝에 결국 파리 출장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남자친구인 네이트는 외모부터 가치관까지 많은 것이 변해버린 앤디의 모습, 자신의 생활을 전부 일에 맞춰 생활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자신의 일을 위해 모든 선택을 포기해왔던 앤디는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점점 소홀히 했고 다툼에 이르게 됐다. 다투던 도중 전화벨이 울렸다. 그녀는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전화를 받아버렸고 결국 앤디는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느라 남자친구, 가족, 오랜 친구를 넘어 자신의 꿈까지 놓치고 말았다.

 이를 뒤로하고 파리 출장을 가게 된 그녀는 갑작스러운 미란다의 이혼 소식을 듣게 된다. 미란다는 자신의 딸들을 걱정하면서도 자신의 자리가 위험해지자 이익을 위해 오랜 직원 나이젤을 희생시켰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앤디는 나이젤을 생각하면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없을 거라고 했지만 자신도 미란다처럼 비서인 에밀리를 제치고 그 자리를 쟁취하는 선택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란다는 앤디에게 "넌 나와 많이 닮았어"라고 말했다. 앤디는 정말 미란다처럼 소중한 관계, 오랜 꿈을 당장 보이는 명성과 인정을 위해 깨뜨려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게 제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면요? 전 당신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요?" 앤디는 말했다. 잃어버렸던 자신의 삶을 다시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란다는 "웃기지 마. 누구나 이런 삶을 원해" 그 말을 들은 앤디는 미란다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동안 받았던 명품을 집어던졌다. 미란다와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앤디의 결단이 굉장히 용기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은 '영앤리치'라는 단어를 꿈꾼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사랑, 가족, 오랜 꿈 등 많은 것을 희생시킨다. 당신이 앤디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프라다를 입을 것인가, 버릴 것인가.

임채린 수습기자 dlacofls1014@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