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4개월 아이를 폭행한 아이돌보미를 처벌해 달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아이의 부모는 CCTV 영상을 공개하며 아이돌보미가 아이에게 약 3개월 동안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차원의 제도적 개선을 촉구하고 영유아 폭행 사건의 강력한 처벌, 재발 방지 방안을 요구했다. 청원 게시글은 많은 국민에게 충격을 줬고, 단기간에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청원에 동참하며 사건에 대한 공분을 표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대책 마련 
 여성가족부는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사과와 함께 '안전한 아이돌봄서비스를 위한 개선대책'을 제시했다. 우선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보미뿐만 아니라, 채용 과정에서 인·적성 검사를 도입하고 '아이돌보미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용자 참여 돌봄 체계 구축 및 모니터링 강화, 아동학대 실태 점검 특별 신고 지속 운영, 아이돌보미의 학대 발생 시 자격 정지와 취소 처분 강화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성가족부의 대책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이미 오랫동안 지속된 아동 학대 사건을 바탕으로 미리 마련됐어야 할 대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대책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아이돌보미에 대한 강력하고 확실한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책이 마련되기 이전에는 80시간의 이론 교육 중 아동학대 예방 교육에 주어진 시간은 2시간뿐이었다. 또한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아이돌보미의 자격과 자격 정지의 기준 역시 미약한 수준으로, 그동안 정부의 아이돌보미 사업의 허점과 아동복지 사각지대의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학대가 아동에게 끼치는 영향 
 앞서 언급한 아이돌보미 사건과 유사한 아동학대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경기도 평택에서 계모가 7살 아들을 학대하고 유기한 일, 부천에서 20대 부부가 생후 2개월 된 딸을 숨지게 한 일, 30대 위탁모가 15개월 영아를 굶기고 학대하고 살해한 일 등 적나라한 사례들을 통해 아동 학대의 심각한 현실을 알 수 있다.
 아동학대는 단순히 구타나 폭력에 의해 신체적 손상을 유발하는 신체적 학대를 비롯해, 인격이나 감정을 손상시키는 정서적 학대, 성적 폭력이나 유사 성행위, 성매매를 시키는 성 학대, 그리고 방임 등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 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은 퇴행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 나타나며, 이외에도 성적으로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인다. 방임은 성장에 있어 발달을 지연시키게 만들며 건강과 위생적인 부분을 불량하게 한다. 특히 성인들도 견디기 힘든 정서 및 신체 학대 사례는 언어적인 모욕과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부분이 많다. 그만큼 정서적인 발달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시기인 아이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미래의 희망에 대한 관심 
 아동학대가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 그들을 구출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관심'을 꼽을 수 있다. 아이들을 향한 관심과 관찰은 아동학대 사건이 발견되고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아이들이 아동학대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큰 도움이 관심과 관찰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아동학대 의심사례나 신고 건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신고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아동학대가 근절되기 위한 노력과 강력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지만,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아동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계속된 아동학대는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무너뜨리고 있으며 어쩌면 우리는 개인주의에 빠져 아이들에 대한 소중한 마음을 망각하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과 더불어 어른들의 꾸준한 관심도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7년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당 1.052명으로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고자 각종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아직도 육아 휴직을 눈치보며 사용하고 있고, 아이를 낳았지만 맡길 곳이 없어 불안하고 전전긍긍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미흡한 상태이다.
 아이는 우리 사회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제대로 된 제도와 준비 없이는 출산율이 높아질 수 없으며 끝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아이를 낳으라는 말보다 우선적으로 아이를 낳고 안심하고 키울 수 있도록 조성해야 한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이한 만큼, 경력단절 문제가 해소되고 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높아지고, 아동학대 없는 행복한 가정과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란 희망을 가져본다.

  김나영 기자 piny6767@wku.ac.kr
  박인화 수습기자 aksmfl2@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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