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에는 수많은 명목의 장학금이 학생들에게 지급되고 있다. 이 중 5·18의 의미가 담겨진 숭고한 장학금을 수십 년 간 기탁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임병대 회장(92세, 조선대학교 명예교수회)이 그 주인공으로 그는 1987년부터 현재까지 32년 째 우리대학 한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임 회장이 우리대학에 전달하고 있는 장학금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이번 호 〈원대신문〉 '칭찬합니다' 코너에서는 그 사연을 따라가 보려 한다.
 임 회장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우리대학 한의과대학 본과 2학년 재학 중이던 임균수 열사의 부친이다. 임균수 열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 앞 시위에 나섰다가 계엄군 발포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한의사를 꿈꾸던 막내아들을 아버지로서 보호하지 못한 자책감으로 고민하던 중 이듬해 1981년 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장학회(무등장학금)를 설립하게 된다.
 임 회장이 우리대학에 장학금을 기탁한 것은 우리대학에 임균수 열사의 추모비(법학전문대학원 자리)가 건립된 1987년부터이다. 임 회장은 그 해 1987년부터 우리대학에 매년 100만 원의 장학금을 기탁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100만 원을 더 한 200만 원을 한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해 아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있다.
 임 회장이 설립한 장학회에서는 우리대학에 기탁하는 장학금 이외에도 어린 시절 다녔던 임 균수 열사의 모교를 비롯해 여러 곳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학회의 장학기금은 임 회장의 월급과 퇴직금, 임균수 열사의 정부 보상금을 모아 조성한 것이다.
 고령인 임 회장은 앞으로도 무등장학금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뜻있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실제로 임 회장의 장학사업을 아들인 임양수 서영대학교 교수와 임 회장의 손자가 계속 이끌어갈 생각이라고 한다.
 그저 임균수라는 사람을 한 번 쯤 생각하는 마음이면 된다는 임 회장은 "잘되든 못되든 탓하지 않는 게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제 마음 속의 아들이고, 가족입니다"며, "학생들이 큰일을 이루려고 하기 보다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당부의 말을 밝혔다.
 임 회장은 한마음, 한 가족, 공동체 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임 회장은 학생들을 생각하고, 학생들이 자신이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며 사회에서 원만하게 살아가길 염원하는 마음으로 '지은보은(知恩報恩) 자리이타(自利利他) 공익사업(公益事業)'의 정신을 강조한다. 이어, 자신의 인생 모토, '정진 또 정진'을  원광구성원들에게 소개한다.
 오랜 시간 이어온 임병대 회장의 숭고한 선행은 그가 추구하고 있는 정신을 본받아야 함을 말해준다. 5·18을 맞아,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민주화운동의 영원히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된 故 임균수 열사의 고귀한 정신을 다시금 떠올려본다.
 
▲ 우리대학 학생회관과 공대 사이 잔디밭으로 이전된 故 임균수 열사 추모비

 김나영 piny6767@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